[CD] Ninja gaiden Sigma 2 / Original Sound Track

전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던 때였다. 이미 지쳐서 아무런 것에 반응하지 않던 졸리운 나의 눈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핸드폰 연결음 소리에 번뜩이게 되었다.

어딘가 익숙한 BGM일 것이라는 생각의 늪에 빠져 있을 때 즈음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된 그것은 바로 '닌자 가이덴'의 BGM 이었다.

닌자가이덴? 닌자용검전! 아주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닌자라는 신비롭고 은밀한 매력에 사로잡혀 동경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런 나의 로망을 한번에 표출해 준 게임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닌자용검전' 이었다. 칼과 수리검, 그리고 체술로 이어지는 멋진 액션에 반해 푹 빠져 버린 작품. 패미콤 시절부터 탐미해오던 이 작품을 가장 오래 진덕하게 붙들고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플레이 스테이션3으로 발매된 '닌자가이덴 시그마' 였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엄청 하드한 액션을 자랑하는 만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었다. 마스터닌자 난이도 일명 '마닌'으로 할라치면 글쎄, 게임 패드를 한두번 집어 던져서는 진행이 전혀 안될 만큼 정말 끔찍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본의 아니게 오랜 시간동안 붙잡고 있어야만 했던 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속편인 '시그마2' 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때 나름 쿨하게 시큰둥한 척 하였지만 정작 발매하였을 때는 바로 초회 한정판을 집어들었을 만큼 오랜 기간동안 애증의 관계처럼 지내온 터였던 것이었다.

당시 3명의 여성 캐릭터를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도 나름 매력이었지만 그것보다도 이번에는 과연 내가 얼마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반도전 정신에 입각해서 시작하게 되었던것 같다. 하드 모드를 넘어 마스터 닌자 모드까지 도전을 하였지만 결국은 클리어를 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을 돌이켜 보면 정말 무수히도 많은 리트라이를 지겹도록 보고는 했다. 얼마나 많이 도전했던지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한 기회에 통화연결음에도 몸이 자연스레 반응할 만큼 BGM만 들어도 가슴이 쿵쾅거렸던 것이다.  

진정한 액션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할 만한 게임이지만 나처럼 BGM만 들어도 반응하게 될 이들이라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그래도 항상 기분좋은 자극인 마냥 나를 흥분되게 하는 것에는 크게 한표를 던져주고 싶고, 음악적인 구성으로만 보면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래도 일단 플레이 하면서 마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