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Every Little Thing - Time goes by (single)

Every Little Thing, 이 제법 긴 이름의 이들을 알게된 지도 꽤 되어가는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무엇인가 아련한게 담겨있는 듯한 카오리의 보이스가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자드 이즈미사카이에 푹 빠져 있던 나를, 보다 다양한 세계로 이끌어 준 이들, 바로 every little thing 이었다.

수많은 히트곡들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나의 추억 속에서 이들의 온전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이 곡 'Time goes by'였다.

이 곡은 들을 때 마다 멜로디나 어떤 가사에서 오는 것이 아닌 뉘앙스와 독특한 분위기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Enya의 캐리비언 블루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이나 생뚱맞지만 국내가수 에코의 '행복한 나를' 들으며 어느 거리의 풍경을 보았을 때 느낌처럼 다가온다.

단순한 건반 멜로디의 반복과 카오리의 다소 아련한 보이스가 이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 간다. 당시 일본 노래의 발음 때문에 어떤 이질감이 상당히 있던 시기였는데, 이 곡을 듣게 되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던 적이 있다. 이것은 딕트가 아닌 건반 멜로디 반주에 조미료처럼 한데 어울려 뿌려지는 느낌이었다.

국내에서는 글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있는 편이었는데 친구 녀석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어도 모르는 애들이 더 많아서 혼자만 알고 있는 숨겨진 보석같은 느낌이기도 하였다. 그런 점이 좋기도 하였지만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들의 음악을 찾아 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인터넷과 핸드폰이 없던 시대. 더군다나 '안전지대'나 'X-Japan'과 같은 슈퍼 메이져 급이 아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가수라면 불법복제를 해주던 업소에서 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때여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지나 일본 싱글 음반들만 보면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우기 ELT의 음반들은 알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떨까?" 하고 호기심으로 사는 음반이 많아졌다. 지금도 집에 쌓여있는 음반들을 보니 싱글 수로는 'b'z'와 'zard' 다음으로 많은 것을 보면 꽤 많이 사왔던 것인데 이 신뢰도는 항상 높았던 편이었다. 우선 'Time goes by'를 다시 꺼내어 곰곰이 보니 빨간 시트에 앉아 도발적인 눈빛으로 앉아있는 카오리 모습의 다소 강렬한 재킷 커버 또한 마음에 든다.

언제 들어도 흠잡을 곳이 없는 이 곡은 이들을 가장 대표하는 중요한 곡들중에 하나이며 소위 명곡이라고 칭하는 부류에 넣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될 만큼 뛰어나다는 것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끄떡여 주지 않을까?!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