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카드'란 말 자체부터가 교환하는 즉 트레이드하며 수집하는 카드라는 뜻이다. 트레이딩 카드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미국 스포츠 카드에 이미 빠져있던 나로서는 당연스레 이어져가는 것임을 받아 드린것 같다.

미국의 스포츠 카드는 소위 껌회사의 콜렉팅 카드로부터 시작되는데 이 시장이 상당하다. 좋아하는 선수들의 메모라빌리어에 반드시 들어가는 아이템 중 하나인만큼 '그게 뭔데?' 라고 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소위 마이 히어로의 딱지? 라고 생각하기 쉬운 만큼 엄청난 수집 욕구와 값어치를 인정받는 기본 아이템이라고 할수 있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와 애니 상품과 결합한 무서운 결과를 만들었다. 엄청나게 히트를 치는 애니와 콜라보가 되어 어마어마한 상품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처럼 '마이 히어로'의 개념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작품의 새로운 굿즈를 수집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90년대 초 당시 전 세계를 흔들고 있었던 '드래곤볼'의 경우에 카드다스가 발매되었다. 국내에도 '대원동화'에서 들여와 학교 문방구 앞에 비치된 기계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드르륵 한바퀴 돌리면 드래곤볼 카드 한장이 나오는 것이었는데, 이 덕분에 등하교를 버스를 안타고 걸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럼 이 카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물어본다면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이고 단순 수집의 의미밖에 없는 것이다. 알수 없는 상태에서 조금 더 레어하고 예쁜 카드를 뽑는 두근거림의 행복이 이 장치의 가장 큰 메리트였던 것이다.

동전이라는 형태의 것만 보이면 마치 블랙홀 처럼 사라져갔다. 점차 이 카드 머신을 지나 미국 스포츠 카드 형태의 진짜 무서운 카드들도 등장했다.

한번 뽑는 액수가 올라가는 것으로 그 베리에이션을 달리해서 특이한 소재나 엄청난 무엇인가를 동봉하고 비싸게 뽑는 것들이 늘어났다.

'오! 나의 여신님' 같은 경우 일반 카드에서 시작하여 금형 프레스로 누른 '메탈 여신님' 카드도 등장하였으며 '카드캡터 사쿠라'의 경우 캐릭터를 트럼프에 아로새겨 아예 54종을 모으게끔 만든 경우도 있었다. '투하트' 같은 경우에는 아예 프리미엄이라고 하여 정말 두꺼운 메탈에 파여있는 굿즈도 등장했다.

이런 물결 속에서 나의 바인더는 늘어만 간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오! 나의 여신님'의 예를 들어 보자면 금색 판형의 메탈이 일반 버전이고 은색 버전의 플래티넘이 레어 버전으로 나온다.

'홀리벨'이 도안되어 있는 이것을 뽑아보겠다고 당시 한장 뽑기에 만원씩 달렸던 기억이 있고 '마크로스'나 '나데시코' 등의 카드들도 뒷면의 9장을 순서대로 모으면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되는 것으로 인해 엄청나게 뽑았었다.

드래곤볼의 카드다스는 아예 9장씩 들어가는 앨범 여러권이 될만큼 번호 순서대로 수집하였으며 이 범위는 일반 아이돌 및 성인 카드에 까지 확장 되었다.

물론 이것은 다시 음반으로까지 확장되어 아이돌 음반의 경우에 멤버의 카드가 랜덤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음반을 여러장 구매하는 팬들이 증가했다. 원류인 미국처럼 엄청난 시장의 메모라빌리아 굿즈는 아니겠지만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유희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보다 세부적으로 이 트레이딩 굿즈에 대해서 소개하여 보겠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