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다 문득 든 생각인데, 밤이라는 것은 사람을 깊은 감성의 늪에 빠트리기도 하고 몽환적인 너울을 찾아 방랑하게도 만드는 마력이 있는 듯 하다.

그럼 이 마력적인 밤에 가장 어울리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술, 불빛,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 여자, 음악 등등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초월적인 존재 흡혈귀라 불리우는 뱀파이어였다.

어릴적 보고 들어왔던 이미지 보다는 '악마성'으로 시작하는 일본 게임과 '뱀파이어 헌터-D'로 비롯되는 멋진 애니메이션 그리고 여러 영화를 통해서 보았던 밤과 달빛에 어울리고 시크한 매력과 몽환적인 분위기의 매력이 넘쳐흐르는 '뱀파이어'가 떠오른다.

'악마성 드라큘라'라고 하는 인기 시리즈 게임이 있다. MSX 시절 부터 인기가 이어지는 이 게임은 뱀파이어를 테마로한 전형적인 액션 게임이다.

숨겨진 요소와 뛰어난 액션, 엄청난 몰입감으로 인해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가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달빛 선율 위로 깔려있는 뱀파이어와 환상적인 세계관 그리고 비극과 반전이 있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통하여 미장센이 완성시켜 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BGM 차원이 아니라 작품 속에 하나의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반드시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악이 무겁고 환상적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악마성 드라큘라의 음악을 많이들 좋아한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손꼽아 보자면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작품 '악마성 드라큘라-월하의 야상곡'을 꼽을 것이다.

스토리 및 완성도도 높지만 환상적인 음악에 반해버려 게임 OST 음반은 구하기 힘든 레어 아이템이 되어 버렸고, 플레이스테이션 1 버전의 초회 버전은 OST가 동봉되어 있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OST의 모든 곡이 굉장히 훌륭하다. 마지막 피날레까지 들어보면 큰 서사시를 본 듯한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케스트레이션 보다는 피아노 버전의 편곡이 굉장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밤에 혼자 듣다보면 무엇에 홀린듯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채찍과 망토를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생각해보며 비틀거리다 보니 달무리에 기댄 높은 망루의 성의 허상이 지금의 현실 세계보다 몹시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