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의 전 멤버 박정환과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수 이하늘이 17일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지금까지의 모든 발언에 책임을 지고 현재 하고 있는 방송을 접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이하늘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멤버 박정환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이 사과를 박정환이라는 친구가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하늘은 지난 3일 동료 김창렬과 함께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 2집부터 DJ DOC 멤버가 교체된 배경을 설명하며 "1집 활동 당시 멤버였던 박정환은 '박치'였다"고 폭로했다.

 
이는 방송상 별 뜻 없이 과거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의도로 말한 발언이었으나, 방송을 보고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박정환은 "자신이 박치여서 팀에서 빠졌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하늘과 김창렬을 형사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며칠 뒤 박정환에 대한 사과 표명을 한다고 나온 라디오 방송에서 이하늘이 되레 당사자의 화를 더욱 돋우는 발언을 해 양측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

만일 이하늘이 진정성 있는 사과 태도만 보였다면 한때 동료였던 이들이 소를 취하하고 화해할 여지는 충분히 있었다는 게 대부분 연예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방송에 출연한 이하늘은 "그래도 넌 박치야", "우리가 열심히 해서 차 한 대 사줄게"라는 장난섞인 말을 내뱉었고, 실낱같은 화해 가능성은 그 즉시 사라졌다.

기자회견 전날(16일)에도 신철의 주재로 술자리를 가진 양측은 서로간 오해를 풀기 위해 장시간 대화를 나눴으나 각자의 말에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판단, 끝끝내 갈등의 폭을 좁히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을 통감한 이하늘이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 박정환에게 공개사과를 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잠정 은퇴' 선언까지 한 이하늘의 기자회견에도 불구, 아직까지 박정환 측에서 고소를 취하하거나 용서하겠다는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이하늘이 '공개된 자리'에서 어느 정도 진정성이 담보된 사과를 한 만큼, 이번 고소 사건이 극단적인 대립 양상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하늘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오기 전 MBC TV '놀러와'의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분간 이하늘의 방송 활동은 중단되겠지만 DJ DOC의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게 소속사 측의 공식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