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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inema] 고마츠 나나의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恋は雨上がりのように)" - 섹스없이도 잘만든 로리타 무비

3년 전이던가,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 '내사노사'를 듣고 감동해서 "아이유의 영계 효과 걸작 앨범 탄생"이라는 컬럼을 썼다가 아이유와 장기하의 팬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한 적이 있었다.

'내사노사"로 항상 2% 모자라던 장기하가 회춘을 했고, 영계 효과를 선사한 아이유는 곧 떠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이 앨범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걸작으로 남을 것이라는 나의 예언 (사실 음악이나 문화의 평론가 급이면 그냥 뻔히 보이는 기초인데도)을 아직도 문화 후진국인 대한민국의 대중 특히나 팬들은 받아 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결국 모든 것은 나의 예언대로 되었고, 그 때 댓글 테러하던 팬들도 3년 더 에이징이 되었을 것이니, 아마 지금 즈음 이해들을 할 것으로 추측이 된다. (아님 말고)

섹시하고 묘한 매력의 여배우 '고마츠 나나'가 어린 '콜드 뷰티'로 등장하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바로 영계 효과 아니 로리타 컴플렉스를 테마로 만들어진 순정, 명랑, 성장 드라마이다.

45세의 돌싱 아저씨와 17세 여고생의 만남.....사실 이 테마라면 표현의 폭을 넓혀서 '선섹스 후감성'으로 드라이브해야 제대로 감정이입이 가능한 걸작 영화가 탄생하게 되어 있는데, 선섹스 아니 아예 섹스 자체를 생략하고 급식용 청춘, 성장 드라마로 만들려다 보니, 솔직히 영화가 시작되고 정확하게 러닝 타임 52분 지점의 '도서관 씬' 이전까지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쉐이킹과 믹스가 잘못된 엉터리 칵테일 같았다.

소설이 테마로 등장하고 '라쇼몬'이라는 화두와 몇가지 쫄깃한 대사들이 어우러지고 어벙한 아저씨 역의 '오오이즈미 요'의 노련한 연기가 깊이감을 살짝 추가하면서 그나마 봐줄만한 영화로 변신하기 시작, 다행히도 후반부는 비록 억지가 동원되기는 하지만, 성난 황소의 등에 제대로 자리잡은 로데오 카우보이처럼 감독이 크게 무리없이 결말을 도출해 낸다. (이 부분이 참 대단하다. 아무리 만화 원작에 감독도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지만, 머리를 쥐어짜서 억지로라도 웰메이드로 완성시킨 점은 존경스럽다.)

나름의 이유로 기자 시사회를 패스했더니 집에서 비디오로 보라고 시사용 스크리닝 코드를 보내온 영화 홍보사의 정성 때문에, PS4 게임 대작 '바이오하자드 2 리메이크' 발매일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영화를 시청한 나에게도 '참 대견하다!'고 칭찬하고 싶어진다. (보통 바이오하자드 신작이 발매될 때면 발매일 특전 기념품을 받으려고 도쿄 아키하바라로 달려가서 새벽부터 대기줄을 서는 나인데도 말이다 ^.^)

'섹스가 빠진 급식용 로리타 무비'....드류 배리모어나 우마 써먼이 로리타 시절 섹스 폭탄으로 등장하던 영화들과 비교하자면 한심할 수도 있고, 나름대로는 웰메이드이기 때문에, 이걸 남에게 권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확실한 건, 고마츠 나나는 중년 남성들의 성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최고의 로리타 배우이고, 감독은 영계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친구이다.

이상무 기자  lsmbow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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