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네 명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지 500일이 넘었다. 피랍된 지 7개월 후인 지난해 11월. 제미니호 선박과 다른 나라 국적의 선원들은 석방됐지만 한국인 선원 네 명은 재납치 됐다.

12일 방송되는 ‘추적 60분’은 아프리카 현지를 찾아 한국인 선원들의 행방을 추적했다.

한국인 선원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해적과도 만날 수 있었다. 취재진을 향한 해적들의 경계는 상당했다. 그들이 한국인 선원들을 납치해 얻어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추적60분이 취재도중 입수한 동영상에는 몇 달 전의 한국인 선원들 모습이 담겨있었다. 네 명의 한국인 선원들은 자신들을 잊지 말아달라 호소했다.

“밤이면 불러내서 이 산, 저 산으로 옮겨 다니고..계속 위협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 매일매일 지내고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제발 저희를 다시 한 번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를 구원해주십시오 저희를 잊지 말고 좀 도와주십시오. 대통령 각하.”

▶ 잊혀졌던 한국인 선원들, 지금은 어디에

지난 7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 복면을 두르고 총을 든 사람들이 한국인 남자 두 명을 둘러싸고 있었다. 사진 속 두 명의 남자들은 제미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 선원들이었다. 제미니호는 지난 해 4월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됐고 피랍된 지 500일이 다 돼가고 있다.

▲ 사진 : KBS
이 사진은 미국의 한 언론사에서 보도된, 동영상의 한 장면이었다. 취재진은 한 외신기자로부터 동영상의 원본을 입수할 수 있었다. 동영상 속 한국인 선원들은 피랍 11개월째의 초췌한 모습으로 도와달라, 구해달라, 잊지 말아달라 호소했다.

“총 네 대가 항상 스탠바이 하고 있어요. 화장실 가도 따라가고 밥 먹으러 가도 따라가고... 24시간 총 네 대가 붙어있으니까..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니고...”

▶ 한국인 선원들 안전한가?

‘추적60분’은 선원들의 행방을 추적하기위해 케냐를 찾았다. 제미니호 사건을 꾸준히 취재해온 해적전문가 므완구라는 한국인 선원들이 두 명씩 나눠져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소말리아 언론인을 통해 한국인 선원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해적들과 만날 수 있었다. 취재진을 향한 해적들의 경계는 상당했다.

▲ 사진 : KBS
여러 차례 설득 끝에 만난 해적은 두 명. 해적들은 한국인 선원들의 일부가 열대병으로 고생하고 있고 한 선원은 심리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 왜 한국인만 남았나?

제미니호가 피랍된 지 7개월 후 지난해 11월 말 선사와 해적간의 협상이 이뤄졌다. 선사는 몸값을 투하했고 해적들은 선박과 선원들을 석방시켰다. 하지만 그곳에 한국인 선원 네 명은 없었다.

취재진은 제미니호에 함께 탑승했던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만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선원 노조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소말리아 해적을 상대로 군사대응을 했기 때문에 한국인 선원들이 재납치 됐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만난 해적들 또한 한국인 선원 재납치는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이며 보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 그들은 언제 돌아올 수 있나?

제미니호 협상의 직접적인 책임은 싱가포르 선사에 있다. 인도네시아 선원 노조위원장인 하나피는 제미니호의 선사가 자금력이 큰 거대기업이라고 설명하며 선사의 소극적인 태도가 한국인 선원의 피랍을 장기화 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싱가포르 선원 기구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선사는 협상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해적의 본질적인 요구를 위해선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우리정부가 원칙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