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다큐멘터리 3일 사진 : KBS)

‘다큐3일’ 울진 후포항, 대게 잡이 첫 그물과 함께 거둔 새해 희망

4일 방송되는 ‘다큐멘터리3일’에서는 경북 울진 후포항 어민들과 함께 한 72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경북 울진 후포항에 귀한 겨울 손님이 찾아왔다. 쫄깃하고 고소한 속살을 가진 울진 앞바다의 참맛, 대게. 올해 첫 대게를 맞이하기 위해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로 나서는 어민들.

매일 새벽, 거친 파도와 칼바람에 맞서 그물을 당기는 대게 잡이 어민들과 후포항을 지켜온 사람들의 72시간이다.

■ 대게 잡이 첫 그물과 함께 거둔 새해 희망

대게 제철을 맞은 경북 울진 후포항. 울진군 최남단에 위치한 국내 최대 대게 잡이 항구다. 지난 12월 21일 첫 대게 경매가 열린 날, 싱싱한 대게들이 줄맞춰 늘어선 위판장은 생명력으로 꿈틀대고, 밤새도록 바다와 씨름하며 대게를 건져 올린 어부들의 눈빛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 사진 : KBS
산란기인 5월 말에서 11월 말까지 포획 금지기간을 지나 12월 중순에서 4월까지 약 넉 달 동안만 조업이 가능한 대게. 그 첫 그물을 당기는 12월은 후포항 대게 잡이 어민들에게 한 해 조업이 시작되고, 1년 동안의 먹고 살 밑천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만큼 어민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날, 첫 그물과 함께 2015년 새해 희망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과 활기찬 후포항의 모습을 담은 72시간이다.

■ 바다가 허락하는 만큼, 오늘도 욕심 없이

후포항의 새벽 3시, 홍게, 대게 잡이 어선들을 비롯해 수많은 고깃배들이 새벽어둠을 뚫고 항구를 떠난다. 변화무쌍한 겨울바다는 파도 위에서 온갖 고비를 넘긴 단단한 뱃사람들에게도 쉽게 그 품을 내어주지 않는다.

▲ 사진 : KBS
오직 바다가 허락하는 만큼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뱃사람은 그래서 함부로 욕심을 부리는 법이 없다. 그 바다의 질서에 조금씩 몸을 맞춰 가고 있는 8년차 어부 황진배씨. 그는 매일 새벽 아버지와 함께 대게 잡이 배에 오른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조업일지에는 논 열 마지기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삶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버지만큼만. 진배씨는 그 마음으로 파도를 넘는다.

■ 후포항, 더할 나위없는 나의 삶터

후포항에는 뱃사람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기대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수협 위판장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경매사와 수십여명의 중도매인, 그리고 항구 주변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들까지, 그들 모두가 후포항의 주인공들이다. 매일 아침 후포항 위판장에서 대게를 구입해 인근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박행성씨. 바람 피할 곳 없는 노점에서 몸은 꽁꽁 얼어붙지만 그녀의 마음은 늘 설렌다. 매일 매일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오는 후포항은 박행성씨에게는 정년 없는 평생직장이자, 삶의 희로애락이 펼쳐지는 무대다.

‘다큐멘터리3일’은 4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