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연출 송현욱, 극본 김이랑,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슬링샷 스튜디오, 씨제스 스튜디오)의 열혈 변호사 ‘한봄’ 역을 연기한 권나라가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직장에서 잘리고 변변한 수임도 없어 생계에 허덕이는 한이 있더라도 찜찜한 게 있으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 첫 주부터 격렬하게 터져 나왔던 그 열혈 모먼트를 살펴봤다.

① 의뢰인도 취조한다! “만졌잖아. 그거 실수 아니잖아.”

한봄은 한 때 잘 나가던 검사였지만, 변호사가 된 현재는 변변한 수임 하나 제대로 못 받고 있었다. 의뢰인의 편에 서야 하는 변호사이지만 아직도 정의롭지 못한 걸 그냥 보고 넘기지 못했기 때문. 이는 첫 등장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지옥철 출근길 성추행범(성지루)과의 상담에서 의뢰인을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 봄은 되려 날카로운 유도 심문으로 취조를 시작했다. 그렇게 슈퍼카를 소유한 의뢰인에게서 “비위가 약해 더럽고 냄새 나는 지하철 10분도 못 탄다”는 진술을 끌어내며 그의 주장에 어폐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는 “만졌잖아. 그거 실수 아니잖아”라고 매우 해맑게 쐐기를 박았다. 의뢰인은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봄은 어김없이 선배 변호사 강수미(박정아)에게 “야! 한변호사!”라는 호통을 들어야만 했다.

② 3대 로펌 면접도 날리게 한 서영희의 자백, “저는 그게 뭔지 알아야겠어요.”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임이 없어 월세도 밀린지 벌써 3개월째인 봄은 집주인이자 하나 밖에 없는 혈육 소금순(김영옥) 여사로부터 “방 빼!”라는 독촉에 시달렸다. 그래서 곧 있을 3대 로펌 면접이 아주 중요했다. 말이 면접이지 내정이었고, 가서 인사만 잘 하고 오면 되는 거라 합격도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런데 면접장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수미에게 문자를 받았다. 혐의점이 없는데도 자백해 변호도 거부하고 있다는 용의자의 변호를 맡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봄은 증거도 증인도 하나 없는데 굳이 스스로 범인이라는 용의자가 아무래도 이상했고,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며 중요한 면접을 날렸다. 그리고는 “남편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아내 장보라(서영희)를 만났다. 보라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변호사 필요 없다. 법대로 해라”라며 봄을 냉랭히 대했다. 봄은 “법대로 해야 해서 제가 필요한 거다. 누구든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당신이 범인인지 아닌지 지금부터 알아가자”라며 그녀를 따뜻이 보듬었다. 강자 앞에선 강해지고 약자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강강약약’ 변호사의 등장이었다.

③ 부장 검사 눈 밖에 나 잘린 사연도 ‘열혈’ 때문?

검사 옷을 벗게 된 이유도 단 1%의 찜찜함도 못 참는 그녀의 열혈 성정과 관련이 있는 듯했다. 변호사가 된 봄이 변변한 수임 하나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진짜 이유는 3년 전 검찰에 몸 담고 있을 때 이현오(유성주) 부장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암시가 살짝 드러났다. “조직에서 나가면 한프로 쪽으로 배당되는 사건은 하나도 없을 거다. 끝까지 네가 옳다 그지?”라며 분노하는 이현오, 그리고 “저 도둑놈이지 살인범은 아니다. 믿을 사람이 검사님 밖에 없다”라고 간절히 호소하는 용의자(박두식)는 3년 전 봄이 검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은 매주 월, 화 밤 10시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