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 오동민이 사망했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 제작 SLL·하이지음스튜디오) 13회에서는 여정우(박형식 분), 남하늘(박신혜 분)의 인생을 망치고 불행을 안긴 민경민(오동민 분)이 뒤늦은 후회와 사과를 남겼다. 하지만 변명과 합리화, 참혹한 자기 연민으로 점철된 죄를 용서받지 못한 채 민경민은 숨을 거뒀다. “끝내 그를 용서하지 않은 건 내 상처에 대한 예의”라는 여정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뒤엉킨 그의 눈물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3회 시청률은 전국 5.3% 수도권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남하늘과 민경민은 교통사고 후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남하늘은 흉강 내 다량 출혈 상태로 응급 수술에 들어갔고, 여정우와 가족들은 그가 깨어나길 간절히 기도했다.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어지고 1분 1초가 영겁처럼 느껴졌다. 여정우는 남하늘의 가족들과 함께 밤새 수술실 앞을 지키며 그들에게 위로와 안심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담담해 보이던 여정우의 마음도 불안감과 초조함에 타들어 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남하늘이 깨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정우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남하늘을 껴안았다. 그리고 급발진 의심 차량에 의한 사고였다며, 동승자였던 민경민이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남하늘이 조금 더 생각이 정리된 다음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하자, 여정우는 “지금은 네가 괜찮아진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라며 “사랑이라는 건 어쩌면 기도하는 마음 같은 것”이라고 다시 한번 깨달은 사랑을 고백했다. 한편, 민경민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여정우가 일상으로 돌아온 뒤 병원에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마취과 의사 강진석(김재범 분)이었다. 그는 앞서 민경민에게 말한 것과 동일하게 몰래카메라는 6개가 아닌 7개고, 나머지 1개는 본인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정우가 놀라는 기색을 보이자, 강진석은 자신이 한 말은 거짓이었고 민경민이 그 사고에 대해 뭔가 아는 듯 수상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뒤이어 경찰서를 찾아간 여정우는 민경민이 의료 사고 전날, 그의 병원 간호사에게 몰래 쪽지를 건네는 모습이 포착된 몰래카메라 영상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졌다.

무엇보다 남하늘이 의료 사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민경민을 만났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사실이 그를 괴롭게 했다. 여정우는 남하늘에게 “민경민 만난 이유가 나 때문이야? 정말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라고 거칠게 다그치며 자책감과 미안함을 표현했다. 이에 “단 하루라도, 몇 시간만이라도 더 나중에 알리고 싶었어. 조금이라도 나중에 아프길 바랐어”라며 눈물 흘리는 남하늘을 품에 안고 다독이는 여정우, 서로의 진심을 헤아리는 두 사람의 애틋한 화해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특히 이날 민경민이 여정우에게 저지른 악행의 전말, 그리고 그것이 애증과 증오의 사이에서 계획된 그의 복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민경민은 여정우의 수험생 시절 과외 선생으로 그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수능 시험을 앞두고 그의 집에서 상주하게 되었다. 여정우의 모친은 민경민에게 잠깐의 외출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그날 밤, 그의 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사망하며 민경민이 오랜 원망을 품고 있던 것. 그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민경민이 선물했던 옷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는 여정우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14회는 오늘(10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