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어린 여자아이가 등장했다. 바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김주애는 아버지인 김정은과 손을 잡고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미성년자 가족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 과연 김주애는 김정은이 내정한 4대 후계자일까? 김주애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4월 9일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인 차두현 박사와 함께 4대 세습 논란과 관련,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지난해 11월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김주애는 이후에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 나갔다. 특히 조선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 전술유도무기 발사와 같은 주요한 행사에 참석하여 ‘최고 존엄’인 김정은 위원장과 나란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북한의 보도 매체는 김주애에게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의 호칭을 사용하며 열 살 남짓한 아이를 과도하게 높여 부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세습은 매번 공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졌을까? 차두현 박사는 김주애가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고 밝혔다. 북한의 1대 통치자인 김일성부터 현재 국무위원장을 맡은 김정은까지 모두 치열한 권력 투쟁과 정적 숙청을 통해 최고 권좌에 올랐기 때문. 김일성은 연안파, 소련파 등 경쟁 세력을 숙청하여 권력 기반을 공고히 했다. 김정일 역시 혈연적 전통으로 수령이 정해지는 ‘혁명 가계론’을 바탕으로 숙부 김영주와의 후계 경쟁에서 승리했다. 

3대 세습에 성공한 김정은 위원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계자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를 비롯한 다수의 고위 간부들을 처형, 또는 숙청하며 권력 기반을 다졌다. 차 박사는 이제 30대 후반인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결정했다고 보기엔 성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여동생 김여정에 대한 견제, 해외에 있는 첫째 대신 등장 등 여러 추론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정보는 그 진위가 확인되지 않는 한계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차 박사는 조언했다.

차 박사는 단순히 누가 김정은의 후계자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어떤 행보를 밟고 있으며 어느 방향성으로 가고자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딸 김주애를 핵무기와 관련된 행사에 자주 등장시키고 있다. 김정은이 김주애를 통해 북한이 막강한 힘인 핵을 대를 이어 보유할 것이며, ‘만능의 보검’인 핵은 건재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어 하는 것. 차 박사는 우리가 북한의 이슈를 단순히 ‘북한이니까’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고, 북한의 움직임이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백두혈통 김주애의 등장과 김주애를 둘러싼 4대 세습 이슈! 과연 북한은 김주애를 공식 석상에 등장시킴으로써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이슈픽 쌤과 함께> ‘북한 김정은, 4대 세습 꿈꾸나’는 4월 9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