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재개된 '한자와 나오키'가 일본 드라마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그보다 더 오래된 '파견의 품격'의 후속 시리즈 역시 만만치 않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일본 NTV에서는 지난 6월부터, 그리고 한국의 채널 J에서는 그보다 한달 늦게 방영을 시작한 '파견의 품격'은 총8회를 예정하고 있어 이제 곧 종영을 맞게된다.

(사진=채널 J)

13년전인 2007년에는 파견 사원이었던 시노하라 료코와 주임이었던 고이즈미 코타로 그리고 오오이즈미 요가 모두 파릇파릇한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그들 모두가 중년에 접어 들어 과장이 되고 머리도 벗겨지고 솔직히 시들시들한 (?) 모습으로 등장을 한다.

하지만 겉모습이 시들해진 대신에 연기력은 세월에 걸맞게 완숙기에 접어든 덕분에, 드라마의 깊이와 재미는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제1화를 보았을 때는 솔직히 약간은 가슴이 시렸다.) '스타워즈'의 제1세대 팬으로서, 캐리 피셔와 해리슨 포드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모습을 바라보며 반가우면서도 찡했던 그 느낌이 되살아 난 것과 비슷했다.

어찌되었건, 코로나 팬데믹과 겹쳐지며 전세계적으로 고용 불안이 심각한 가운데, 계약직 혹은 파견직 종사자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다룬 이 드라마의 방영은 상당히 시기적절한 감이 있으며 (물론 이를 예상하고 기획한 것은 아니겠지만), 하루에 8시간씩 한달을 근무해도 월급이 9만엔이라는 일본 파견 사원들의 현실은 일본 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예전이나 지금이나 재미있게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나를 고용해서 평생 2~3 종류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100세 시대 여명기의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입사에 전심전력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는 가면서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 졸업반이 된 조카에게 마주칠 때마다 나는 항상 딱 한가지 만을 강조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직업을 만드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