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관 살인사건 (黒死館殺人事件)

오구리 무시타로 (小栗 虫太郎)

沖積舎

가끔은 무엇인가 익숙해있는 일상이나 생각에서 벗어나 보고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나 볼거리로 흥미를 선사하는 것은, 계속되는 한계에 부딪혀 결국에는 일반적인 이야기로 돌아가기 일쑤여서 이에는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무엇인가 일반적이지 않은 신선한 자극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 기서가 그 중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3대 기서라는 거창한 말을 떠나서 그 특유의 그로스테크함과 알 수 없는 미지의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 마주하게 되었다. 

흑사병에 죽은 사람들을 묻어둔 프로방스의 고성에서 이름을 빌어온 이 후리야기관은 단순히 추리 소설을 넘어 그 자체가 거대한 미스테리의 보고가 아닐까.

움베르토의 서적들 이후로 이렇게 방대한 지식의 나열이 가미된 소설은 처음인거 같다. 기하학, 암호학, 마술, 의학, 점성술, 심리학 등등의 각종 수많은 지식의 나열 속에서, 흥미진진하지만 불편함을 동반한 이 소설은 고전소설을 탐미해보자는 것보다는, 어린시절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마주했을 때처럼 탐구와 도전하는 자세로 읽어내려 갈 수 없었다.

완벽함이 아닌 특별함을 추구하는 이 기서는 흥미나 재미에 연연하는 일반적인 소설이 아닌, 제대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고, 미스테리 소설이 가질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할 수있어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것이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