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夜のピクニック)

온다 리쿠 (恩田陸)

新潮社

밤이라는 것은 굉장히 특별하다. 때로는 차분하게 또 감성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더 나아가 분위기에 도취되어진듯 보다 많은 생각과 꿈 속에서 항상 마주하고 있다. 그러한 연유로 낮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시너지가 늘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특별한 것만은 사실이다.

밤은 또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어울리기도 하며 그 여느 무리들중에서 북적거리기도 하지만 불빛 이면에 드리워진 어둠처럼 외로움과 고독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잊어버리고 싶기도 한 망각과 기억의 파편들도 곧잘 떠오르고는 해서 낮에 만날수 있는 나와는 다른 나. 아니 여러 기억 속이나 다른 환경 속에서 꿈꾸어 왔던 나를 쉽게 만날 수 있기도 한다. 

24시간 동안 걷는 야간 보행제. 

소설 속에 등장 하는 남녀공학 '북고'의 전통이기도 한 이 행사는 아침 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돌아오는 고교시절 마지막 이벤트이다.

생소한 단어인 '야간 보행제'. 이 단어를 처음 마주하고 떠올린 것은 우선 유년시절, 시골마을에서 심부름하러 밤길을 혼자 걷던 기억과 함께 군시절의 야간행군이 먼저 떠올랐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시각과 환경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 완전히 다를 수 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개인의 행보를 떠나 커다란 틀 안에서 함께 경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는 비슷한 점도 있는 듯 했다.

밤은 특별하다. 그래서 어떤 방향을 가지고 밤에 걷는 것은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서로 같을 수 없지만 나와 함께 또 너와 함께 하는 삶의 이야기가 걸음걸이에서 전해져 온다.

물론 개개인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주어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긴 여정을 통해서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던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다. 

인생의 행로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꿈과 방향성을 가지고 살고 있겠지만,  삶의 큰 지표를 바라 보았을 때 우리의 삶은 그리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밤에 걷기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서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은 어디쯤인가. 같이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가고 있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