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도 서점 이야기 (桜風堂ものがたり)

무라야마 사키 (村山早紀)

PHP研究所

요즘은 서점 자체가 주는 각별한 느낌이 없어졌다.

넓은 실내와 잘 꾸며놓은 책장들 .. 또 많은 서적들이 있는 대형서점들은 아직 건재하지만 유년시절에서 봐왔던 정감어린 그 작은 마법의 가게는 없어졌다.

나에게는 여느 버스 정류장 앞에 거의 항상 있었던 음반 가게와 서점이라는 존재는 항상 각별했는데, 이것은 늘 새로운 것을 동경하고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무한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어서 그랬었다. 그래서인지 그때 눈으로 봐오던 것들은 언제나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고스란히 간직되어지고, 귀로 들어왔던 것들은 그 역시 고스란히 여러 매체의 음반들로 항상 채워지고 있다.

서점은 나를 유년시절의 다시 나로 돌려보내 준다. 늘 설레고 새로운 것을 탐닉하기 위해 오감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머리 속에 쌓여 있는 것을 비워내는데, 이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 만은 아닌것 같았다. 책과 서점 그 자체를 좋아하는데서 기인하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이곳은 나에게 특별한 곳인것 만은 확실하다.

그래서일까. 우연히 '서점 이야기'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일각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집어들었다.

'츠키하라 잇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시의 백화점 안에 위치한 서점. 책을 좋아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주인공이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나쁜사람'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잊고자 낮선 시골마을로 떠나게 된다. 그 시골 마을에서 '오후도'라는 서점을 만나게 되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잔잔한 드라마를 그리고 있는 내용이다.

큰 반전이나 굴곡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보며 왜인지 가슴이 뭉클해져오는 기분이 드는 것은 나또한 책에 대한 집착을 했었던 까닭인지.

서점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서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작은 시골 가게가 아닌 지금 당장 동네에서 이런 곳을 만날 수 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첨단화라는 명목 하에 앞서가기만 하는 깃발아래 아날로그가 많이 없어져 가는 요즘,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건네어 주는 아날로그 적인 감성과 인간미, 그리고 그것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서점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게 해주는 멋진 작품이 아닐까한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