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 (ソロモンの偽証: 第Ⅲ部 法廷 下巻)

미야베 미유키 (宮部 みゆき)

新潮社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조금 당혹스러움이 컸다. 

단순하게 음의 방정식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소리의 방정식? 하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엉뚱한 상상의 연계. 이것이 문제였고 읽어 내려가는 도중에 소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드라마로 전개 되고있어, 이미 엉뚱한 플롯으로 꾸며진 나의 머릿 속 무대를 다시금 비워 내어야만 했다.

다시 타이틀을 바라보고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보니 여기서 말하는 음의 방정식은 음의 수, 즉 마이너스의 방정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떠한 수를 대입해도 다시 마이너스가 되는 이것은 작품 속에서 보여주듯 실제 그런 상황들이 일어나는 구성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추리라는 장르를 통하여 학교 문제에 대하여 꼬집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배우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

캠프 활동 중 한 교사의 무리한 언동으로 인하여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아이들의 말과 그런 말을 한적이 없고 아이들이 단합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해당 교사의 말의 경계선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라는 배경 속에서 선생과 아이들이 서로 각자 대립하며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일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이 속에서 사건의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2분법적인 잣대의 이야기가 아닌, 방법과 결과론적인 문제의 내용으로 이야기는 풀려나가는데,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 가볍게 써내려가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문제점을 비꼬아 이야기 하고있는 이 작품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현실의 과제에 돌을 던져주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