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뚜껑 (海のふた)

요시모토 바나나 (吉本ばなな)

中央公論新社

익숙해진 생활이라고 하더라도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는 다들 아마도 지치고 힘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신선한 자극과 새로운 흥미거리의 무엇인가로 눈과 머리속에 노크를 해보지만 여간해서 글이 들어오지 않는 것임에는 분명한데 그래도 이럴 때일수록 어떤 상황으로부터의 벗어남을 원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모두들 그렇게들 생각하지만 막상 무엇인가 떠난다는 것은 설레임과 동시에 불안한 점도 동반되며 다시 돌아오는 발걸음이 기다려 질때도 있지만 무거울 때도 있다는 것이 먼저 떠올려진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늘 나에게 차분하고 잔잔한 감성의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렇게 무엇인가 지쳐 있을때는 그녀의 작품 역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데, 우연히 이 산뜻하게 포장되어 있는 커버를 발견하고는 다시금 집어 들게 되었다.

단순하면서 깔끔한 커버. 그 뒤로는 역시나 나를 어디론가 떠나게 해줄 잔잔한 이야기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찌든 도심을 뒤로하고 쇄락해가는 옛 고향 마을에 빙수가게를 차려놓은 주인공의 이야기. 이 곳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드라마가 놀랍게도 나를 여유있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소박하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 그렇게 써내려가는 자연스러움에 내가 바람처럼 나부끼며 글을 읽어내려가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자연스레 해변마을로 보내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지친 우리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신선한 자극을 선사해 주는 그녀의 작품은 항상 놀랍기만 하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