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내의 벚꽃의 명소라고 하면 ‘우에노온시공원’이나 황궁을 둘러싼 해자 ‘치도리가부치’ 등이 있다.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에 걸쳐 아름다운 꽃이 피어 그 주변 일대가 화사한 분위기가 된다.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는 벚꽃은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꽃 중 하나로 추운 계절을 극복한 해방감으로 인해 일본인은 물론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도 벚꽃 밑에서 꽃구경을 하면서 술을 마시며 흥겨워 한다. 

그러나 이런 유명한 벚꽃놀이의 명소는 어디를 가나 수십 만명, 수백 만명의 인파로 북적거려 느긋하게 꽃구경을 즐기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쿄도내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교외로 나가거나 사전 예약을 하거나 해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일본의 벚꽃놀이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도쿄의 서쪽에 있는 숨은 명소

도쿄도 서부에 위치하는 스기나미구의 젠푸쿠지(善福寺)공원을 수원지로 하는 젠푸쿠지 강. 약 10km에 이르는 강은 스기나미구의 중앙을 정확히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듯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이 강의 중류 지역 약 4km 구간에는 젠푸쿠지 강의 녹지로 불리는 녹음이 풍부한 공원과 야구장 등을 갖춘 넓은 와다보리(和田堀)공원이 정비되어 있다. 

근린 지역에서 최고의 넓이를 자랑하는 이 푸르른 공원은 스미나미구의 동서를 병행해서 달리는 지하철 마루노우치선과 게이오이노가시라선 정중앙에 위치하여 가장 가까운 역인 지하철 마루노우치선 ‘신고엔지역’과 게이오이노가시라선 ‘에이후쿠쵸역’에서 각각 도보로 20분 이상의 거리에 있기 때문에 도쿄에서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숨은 명소이다.

보통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에 걸쳐 젠푸쿠지 강의 푸른 길과 와다보리 공원에 있는 약 700그루의 벚꽃이 일제히 꽃을 피워 주변을 연한 핑크색으로 물들인다. 약 4km의 강가 산책로는 벚꽃길이 만들어지며 특히 젠푸쿠지 강에 있는 ‘오자키바시’교에서는 양쪽 기슭을 채우는 벚꽃 나무가 강을 향해 뻗어 있어 멋진 벚꽃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자키바시교 가까이에 있는 광장에서는 ‘젠푸쿠지 강 벚꽃 축제’가 4월 상순에 개최되어 적당한 인파 속에서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벚꽃놀이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요금 : 입장료 무료
시간 : 산책 자유
개화시기 : 보통 3월 하순~4월 상순
교통 : 지하철 마루노우치선 ‘신코엔지역’에서 간토버스 이쓰카이치가도 영업소행을 타면 5분 정도 걸리며 ‘나리타3쵸메’에서 버스 하차하고 걸으면 바로 보인다.

#시타마치(도시의 저지대에 있는 지구)의 공원에서 벚꽃 사진 찍기

스미다 강과 아라카와 강 사이에 있는 도쿄만에 접해 있는 고토(江東)구 북단에 위치한 사루에온시 공원. 개원한 시기가 1932년으로 도쿄도내에서 일찍부터 개방된 도립공원이다. 근린에 사는 사람들의 귀중한 녹지로 예부터 사랑받고 있다. 

도쿄돔 3배 크기의 널찍한 공원은 고토구를 동서로 종단하는 신오하시도리(新大橋通り)를 사이에 두고 남쪽공원과 북쪽공원으로 나뉜다. 남쪽공원에는 야구장과 정원이 있으며 북쪽공원에는 테니스코트 및 잔디광장 그리고 벚꽃놀이의 명소가 이 쪽에 몰려 있다. 주위에 특별하게 눈에 띄는 번화가나 관광 명소가 없기 때문에 원내는 차분한 분위기로, 도쿄 동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매년 3월 하순경부터 4월 상순에 걸쳐 왕벚나무, 사도 벚꽃, 올벚나무 등 약 200그루의 벚꽃이 피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북쪽공원의 ‘중앙광장’과 공원의 동쪽을 흐르는 ‘요코쥿켄가와’ 강변에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날씨가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과 연한 핑크색이 아름답게 대비되며 벚나무들 저편으로 도쿄스카이트리가 얼굴을 내민다. 밤에는 벚꽃을 비추는 조명은 없으나 테니스코트의 야간 조명이 벚꽃을 밤하늘에 떠오르게 해 신비하고 환상적인 경치를 자아낸다.

요금 : 입장료 무료
시간 : 산책 자유
휴일 : 무휴
개화시기 : 보통 3월 하순~4월 상순
교통 : 도쿄도영 지하철 신주쿠선 ‘스미요시역’에서 도보로 3분

#벚꽃과 유채꽃의 콜라보레이션

신주쿠역에서 약 25분이면 도착하는 다치카와역. 인구 약 400만명이 거주하는 도쿄 서부의 중심도시 다치카와시의 터미널역에서 도보로 4분 거리에 도쿄도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영 쇼와기념공원’이 있다. 다치카와시와 그 옆의 아키시마시에 걸쳐 있으며 도쿄돔의 약 38배 크기인 광대한 원내는 ‘숲 구역’, ‘광장 구역’, ‘물 구역’ 등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구역 별로 다양한 시설 및 놀이도구가 있으며 그 밖에도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바비큐가든 및 여름에 개원하는 레인보우 수영장도 있어 도쿄도내 굴지의 놀이시설이다.

국영 쇼와기념공원의 중앙에 있는 ‘민나노하랏파(모두의 들판)’ 근처의 ‘벚꽃 정원’에서는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에 걸쳐 왕벚나무를 비롯한 벚꽃나무들이 만개한다. 그리고 벚꽃정원과 붙어 있는 ‘동쪽 꽃밭’에는 벚꽃이 핌과 동시에 한쪽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펴서 신주쿠에서 25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웅대한 경관이 방문객들을 놀라게 한다. 원내에는 벚꽃정원을 중심으로 약 1500그루의 벚꽃나무가 있으며 그 밖에도 ‘사쿠라바시’교 등 벚꽃을 구경할 수 있는 명소가 많이 있다.

요금 : 입장료 410 JPY
시간 : 9:30~17:00 (3~10월) ※4~9월은 토, 일, 공휴일은 ~18:00
휴일 : 연말연시, 2월 4번째 월요일과 그 다음날
개화시기 : 보통 3월 하순~4월 상순
교통 : JR ‘다치카와역’ 북쪽출구에서 도보로 3분

#메구로 강(目黒川)의 벚꽃

도쿄도내의 늘 인기 있는 벚꽃놀이 명소 중 하나가 메구로 강가의 벚꽃길이다. 세련된 카페와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강가에 약 800그루의 왕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어 메구로강을 뒤덮는 벚꽃 터널을 한번이라도 보려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매우 혼잡한 메구로강인데 그런 곳에서 혼란을 뒤로한 채 물 위에서 느긋하게 벚꽃놀이를 할 수 있는 크루즈 투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지적인 문화 이벤트를 기획하는 주식회사 포케카루의 ‘메구로강 벚꽃 회랑크루즈’에서는 물 위의 특등석에서 메구로강을 뒤덮는 벚꽃 아치를 즐길 수 있다. 도쿄모노레일 ‘덴노즈 아일역’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가면 승선장인 ‘덴노즈 피아’를 출발한 크루즈선이 메구로강에서 상류를 향해 간다. 몇몇 다리를 통과해 배는 드디어 오사키교 부근에서 시작되는 도쿄도내 최대급 벚꽃 회랑으로 나아간다. 양쪽 기슭에서 손이 닿을 것 같은 높이에 벚꽃 가지가 축 내려와 있어 머리위를 지나가는 옅은 핑크색 터널은 무릉도원처럼 아름답다. 도쿄도내에서 다른 사람과는 다른 고급스러운 벚꽃놀이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체험해 보도록 하자.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요금 : 4980 JPY~
개최기간 : 3/20~4/9 매일 1편 운항 (악천후에는 중지)
교통 : 도쿄모노레일 ‘덴노즈 아일역’에서 도보로 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