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의 히로인 ‘하마베 미나미’와 일본의 신세대 국민 남친 ‘타케우치 료마’가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철벽 선생’은 그야말로 화이트 데이 맞이 데이트용으로는 최고의 작품이다.

단 남성들은 함께 간 여친이 ‘타케우치 료마’에 넋을 잃는 모습을 속이 쓰라려도 감수해야만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방화 외화 구분없이 저토록 매력적인 신세대 남자 배우는 보기가 힘들 정도.

하지만 황당무계 수준의 코믹한 스토리를 주도하며 끌고 가는 힘의 원천은 ‘하마베 미나미’의 놀라운 코믹 연기력이다. 눈물샘을 자극했던 ‘췌장’의 히로인 이후에 TV 드라마 ‘벼랑 끝 호텔’을 통하여 코믹 연기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던 하마베 미나미는 “설마 저 정도일 줄이야!”라고 감탄하게 만들만큼 ‘철벽 선생’에서의 연기 반전은 실로 대단하다. ‘췌장’의 사쿠라로 각인된 아련한 이미지를 불과 단 한 작품 만에 뒤바꾸어 놓은 그 저력에 정말이지 영화를 보면서 그저 놀라기만 했다.

‘췌장’에서 사쿠라 절친의 성인역으로 등장했던 톱스타 ‘키타가와 케이코’가 카메오로 깜짝 출연하는 것도 볼거리이며, 영화의 주제가로는 잭슨 파이브의 히트곡 ‘I Want You Back’을 트와이스가 리메이크하여 일본에서 히트했지만 홍보용 타이업 송에 불과하며, 실제 영화 안에서는 수학 선생님과 여고생의 세대 차이를 반영하며 90년대 일본 록 그룹 ‘쥬디 앤 마리’의 ‘오버 드라이브’가 핵심 테마로 등장한다. ‘스타 이즈 본’을 보고 나면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의 ‘Shallow’ 사운드 트랙을 찾게 되듯이, 이 영화를 재밌게 보게 된다면 ‘쥬디 앤 마리’를 새삼 찾아보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소리를 내어 웃은 적이 거의 없는 내가 웃었다. 그것도 큰 소리로.

[사진제공 = (주)미디어캐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