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리포터=토시키 아오야마] "불꽃의 마에스트로"로 불리우는 일본의 세계적인 지휘자 고바야시 겐이치로가 지난 12월 31일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속 연주회에 도전하여 9곡의 교향곡을 11시간에 걸쳐 선보였다.

베토벤 전 교향곡 연속 연주회 개최는 올해로 15번째로 고바야시 겐이치로의 도전은 10회째를 맞이했다.

고바야시 겐이치로는 일본 내 뿐만 아니라 헝가리, 네덜란드 및 체코 오케스트라와 계속 굳은 관계를 가지며 수수하면서도 국제적으로도 오래도록 인기를 누려오고 있다. 이날 그와의 장시간의 무대를 화려한 연주로 떠받친 것은 "이와키 히로유키 메모리얼 오케스트라"로서 NHK교향악단을 비롯한 일본을 대표하는 프로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는 콘서트 마스터 및 수석급과 차석급 연주자들 그리고 솔리스트들이 집결하여 단 하루 뿐인 특별 편성으로 구성되었다.

연주는 오후 1시부터 개시되어 초반 힘을 약간 비축한다는 느낌 속에 평소 듣기 힘든 교향곡 제1번과 제2번을 하모니가 뛰어난 멋진 연주로 선사했다.

그리고 홀수 번호의 교향곡들은 모두 격렬한 연주로 이어졌다. 질풍노도로 빠르면서 치열한 드라마틱한 전개 속에서 하나하나의 소리에 기합이 차고 전신 전력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마치 마에스트로의 엄청난 기합이 단원들 모두에게 번진 듯이 보일 정도였다.

1.2번에서는 모차르트나 하이든을 모색했던 베토벤이 이들의 영향권에서 탈출했다고 평가받는 제3번 '영웅',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둘째 악장에서의 극적인 연주였다.

곡 자체가 극적으로 쓰인 양단 악장과 달리 이 악장은 "장송 행진곡"이라는 표제가 붙을만큼 단조로운 연주가 되기가 십상인데, 고바야시 겐이치로와 이와키 히로유키 메모리얼 오케스트라는 영웅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슬픔에 젖어 통곡하는 듯한 소리를 들려준다.

제7번을 리스트는 "리듬의 신화", 바그너는 "무도의 성화"라고 극찬하고 있지만 불길의 마에스트로 고바야시 겐이치로는 씹히는 맛 좋은 열정으로 곡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특히 세번째 악장, 네번째 악장의 종결부에서의 씹히는 맛은 실로 엄청났다.

제9번에서는 고바야시다운 전통적인 해석을 통하여 완전 연소, 전력 투구가 이루어진다. 최종 악장에서는 그동안의 음악을 부정하는 "환희의 노래", 합창은 200명 이상의 대편성으로 무사시노 합창단이 담당하는 그야말로 대합창과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축제였다.

불과 하루 만에 베토벤 전 교향곡이 완결 완전 연소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11시간이었다.

"베토벤은.... 강렬한 의지로 다가서며 모든 불행을 딛고 인류에게 희망과 사랑과 용기를 주고 후세의 역사를 바꿀 만한 위대함으로 군림하며 영원 불멸의 생명을 얻은 영웅"이라는 말과 함께 고바야시 겐이치로는 연주회를 마감하고 관객들과 2018년 새해를 맞이했다.

[Photo(C)Michiko Yamam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