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이 열리자 부부는 무인도로 간다. 아니 밭으로 간다. 시간도 바다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곳을 찾아 온 조오형, 정남희 부부. 이제 막 고개 드는 고사리가 반갑고 못생긴 유자라도 고맙다. 아이들과 바지락 캐는 일 역시 즐겁기만 하다. 고사리밭에서 유자밭으로, 바지락 나는 갯벌로, 흙냄새, 바닷냄새 가득한 무인도로 가본다.

“바람 불면, 꽃이 흔들리면, 쟤네들이 나를 반기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자신들이 선택한 곳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 산이 우리를 반긴 것 같다는 지송도, 손영희 부부. 다시 시작하는 삶은 한가롭고 싶었다. 자그맣게 빈둥빈둥 지내고 싶어 오게 된 구례 피아골 마을.

사진 : EBS

참나무에서 방금 나온 표고버섯이 반갑다. 쏙쏙 올라오는 봄나물도 신기하기만 하다. 아직은 모든 것이 새로운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본다.

EBS ‘한국기행’은 21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