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동안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인도양의 숨겨진 보석 모리셔스&레위니옹, 드넓은 바다에 나란히 솟아 있는 섬에서 아름다운 대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아픈 역사를 안고 이 땅에 터를 잡은 다양한 민족들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어울려 사는 땅, 모리셔스와 레위니옹. 그곳에 70년 경력의 백발의 이발사의 뜨거운 삶이 있고, 대를 잇는 어부 가족의 소박한 꿈이 있다.

신비한 비경 바닷속 폭포와 살아있는 화산 피통드라푸르네즈 험난한 협곡 마파트까지, 대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움과 다채로운 삶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늘 아래 낙원, 모리셔스와 레위니옹으로 떠난다.

사진 : EBS

모리셔스의 수도 포트루이스(Port Louis)는 식민지 시대의 흔적과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풍경이 있다. 특히 포트루이스 안의 가장 큰 재래시장인 중앙시장(Central Market)은 다양한 인종의 상인들로 이루어져 색다른 시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인도, 중국 등 각국의 전통음식도 한 자리에서 맛 볼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침 일찍 포트루이스 근처 해변을 산책하다 우연히 어부를 만나 동행한다. 어려서부터 낚시를 하며 어부의 꿈을 키운 두 형제는 솜씨 좋게 커다란 참치를 낚는다. 해변으로 돌아와 즉석에서 참치를 해체하자 순식간에 참치가 다 팔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3대가 함께 살아가는 어부의 집.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어부라는 길을 함께 걸어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르몬(Le Morne)은 모리셔스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곳으로 500여 미터의 돌산과 바닷속 폭포로 유명하다. 바닷속에서 흘러내리는 모래들로 마치 폭포를 연상케 하는 그 신비한 비경을 볼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것. 불가사의로 꼽히는 바닷속 폭포가 공개된다.

타마린에 자리한 전통 염전 라 루트 듀 셀(La Route du Sel)은 직사각형 모양의 소금밭이 인상적인 곳이다.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소금을 생산한다.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모리셔스의 전통이 살아있는 땅. 아픈 과거와 생동하는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땅에서 모리셔스 염전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모리셔스 어딜 가나 사탕수수밭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생토뱅(Saint Aubin)이 그러하다. 1819년부터 사탕수수 재배를 시작하고, 사탕수수로 럼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삶을 묵묵하게 이어가고 있는 쿠사르씨. 그의 동료들의 삶도 그와 닮아 있다. 오래전 이 땅에 생명을 키워낸 조상들의 땀이 남아 있고 그 생명을 지켜나가고 있는 후손들의 노력이 물들어 있는 사탕수수 밭으로 가 본다.

화산섬인 모리셔스만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위해 큐핍(Curepipe)을 방문한다. 이곳에 위치한 휴화산 트루오세프(Trou aux Cerfs)는 분화구가 나무들로 뒤덮여있어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화산은 딱 한 번 분출한 뒤, 어느새 주민들의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 사진 : EBS

씨우사구 람구람경 식물원(SSR Botanical Garden)은 과거 채소를 기르는 텃밭에서 발전하여 이제는 아마존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빅토리아 레지아(큰가시연꽃)의 압도적인 크기에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모리셔스가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던 시절의 수도였던 마헤부르(Mahebourg)를 방문한다. 이 도시는 과거 양철지붕을 사용하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보인다. 길을 걷다 마주친 오래된 이발소에는 73년간 일한 이발사가 있다. 88세의 나이에도 가위를 놓지 않는 이발사의 인생사를 들여다본다.

과거 모리셔스에는 밀이 부족해 카사바로 비스킷을 만들었다. 그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비스퀴트리 H. 롤트(Biscuiterie H. Rault)이다. 모든 과정이 수제로 이루어지는 이 비스킷 공장은 무려 14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처음 맛보는 카사바 비스킷의 달콤함을 느껴본다.

마헤부르에서 어부 일과 작은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는 메리씨 부부의 집에 방문하여 함께 문어 요리를 만들어본다. 두 부부의 선조는 각각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어느 가정보다 화목해 보인다. 그들의 행복함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모리셔스에서는 마하 시바라트리(Maha Shivaratri)라는 힌두 축제가 한창이다. 약 3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각 지역에서 출발하여 그랑바신(Grand Bassin)까지 걸어가는 고행이 중심이 된다. 하루 종일 걸어야 하지만 힘든 기색 없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축제 이상의 종교적 의미가 느껴진다.

▲ 사진 : EBS

이제 모리셔스와 이웃하고 있는 인도양 섬 레위니옹으로 떠난다. 레위니옹은 섬 중앙에 2,500m가 넘는 산악지대가 있는 원뿔 모양의 섬이다. 마치 태초의 낙원을 연상시는 이 섬의 피통드라푸르네즈 화산(Piton de la Fournaise)을 방문한다. 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이 곳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느껴본다.

레위니옹의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말로야(Maloya)이다. 레위니옹의 전통 춤, 음악을 모두 포함하는 말로야는 다양한 민족적 기원이 뒤섞여 있어 이 섬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공원에서 소풍을 나온 가족들과 함께 말로야 춤을 추며 그들의 역사를 몸으로 느껴본다.

레위니옹의 세 개의 원형협곡 중 하나인 실라오스 협곡에는 실라오스 마을(Ville de Cilaos)이 있다. 높은 고도의 이 마을에서는 소규모의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데, 이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와인이 생산된다고 한다. 화산섬 레위니옹의 축복을 받은 포도를 함께 수확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낀다.

인도양의 숨겨진 보석 레위니옹에서는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의 타이푸삼 축제가 한창이다. 온 몸에 피어싱을 하고 고행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다양한 종교의 개성이 공존할 수 있는 그들의 가치관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 사진 : EBS

이어서 오직 걸어서만 접근할 수 있는 마파트 협곡(Cirque de Mafate) 으로 향한다. 인도양에서 가장 험준한 협곡인 마파트에 올라 레위니옹을 한 눈에 담는다. 마파트 협곡 안에는 작은 마을들이 존재하는데,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는 길만 장장 4시간이 걸리는 험난한 길이다.

힘겹게 도착한 말라(Marla)마을은 차도 없고 도보나 헬기로만 접근이 가능한 오지 마을이다. 하늘 아래 펼쳐진 삶의 터전에서 보게 된 익숙한 풍경. 자연친화적인 양식장과 쓰레기 분리수거.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는 말라 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