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실수가 벌어져 영화팬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27일(한국시각)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시상을 하기 위해 등장한 워렌 비티가 수상작으로는 '라라랜드'를 호명했다.

이어 청중들의 큰 박수 속에 ‘라라랜드’ 제작진이 무대에 올랐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을 비롯해 팀원들이 돌아가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뒤늦게 실수를 알아 챈 아카데미 시상식 측이 급히 정정에 나섰다. 이를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향해 "농담이 아니에요"라는 말과 함께 '문라이트'의 이름이 적힌 작품상 카드를 카메라 앞에 공개했다.

사진 : 방송캡처

이어 '라라랜드' 팀은 '문라이트' 팀에게 자리를 내줬고, ‘문라이트’팀은 얼떨결에 수상소감을 밝혔다.

수상작을 잘못 호명한 워렌 비티는 "봉투를 열었을 때 엠마 스톤, '라라랜드' 라고 써 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다. 그래서 봉투를 오래 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는 워렌 비티가 전달받은 수상자 봉투가 ‘최우수 작품상’이 아닌 ‘여우주연상’ 봉투인 것으로 엄연한 주최측의 실수였다.

'문라이트' 감독과 제작진이 최우수작품상 수상 소감을 마친 직후 다시 무대 중앙에 선 사회자 지미 켐벨은 "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며 오스카 주최측의 실수를 공식 사과했다.

한편, ‘문라이트’가 최수우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역대 두 번째로 흑인 감독이 작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