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대형 유통센터에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난 남편(김경환/44)과 아내(김미정/43). 외로워 보이는 아내가 안타까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남편의 끈질긴 구애 끝에 아내는 남편에게 마음을 열었고 결국 두 사람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리라는 다짐으로 시작한 결혼 생활.

하지만 결혼 생활은 부부의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친구들과의 술자리 때문에 늘 귀가가 늦었던 남편. 가장의 부재로 인해 집안일은 물론 혼자서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울 수밖에 없었던 아내. 아내의 외로움은 오히려 남편으로 인해 더 깊어져만 갔는데…

▲ 사진 : EBS

■유리 감옥 속에서의 나날, 우울한 아내

오늘도 이른 아침 7시부터 편의점으로 출근하는 아내(김미정/43). 8평 남짓한 편의점이 아내에게는 마치 유리로 된 작은 감옥 같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전에 했던 문구점 사업을 실패하고 이번에는 성공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시작한 편의점.

하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16시간가량 하루 종일 편의점에 있어도 손님은 한 시간에 한 명 올까 말까. 심지어 이율도 얼마 되지 않는 담배를 사거나 버스카드를 충전하는 손님이 고작이다. 부진한 매출에 가게 부채만 잔뜩 늘려놓은 상황. 아내는 자신이 괜히 가게일 때문에 가족을 고생시키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거 같아 자괴감이 든다는데… 사업도, 결혼 생활도, 스스로에게도 이제 자신이 없다는 아내. 아내는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

■일부터 집안일까지, 아내를 위해 헌신하는 남편

남편(김경환/44)에게 퇴근은 또 다른 일의 시작이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옷, 잔뜩 쌓인 설거지거리,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들까지. 귀가 후 엉망인 집안을 정리하는 건 이미 남편의 몫이 된지 오래다. 집안일이 끝난 뒤에는 아내와 교대하여 편의점 근무까지 하는 등 아내를 위해 늘 열심인 남편.

하지만 늘 이혼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내.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여 대출까지 받아 편의점도 차려주고, 집안일도 하고, 돈까지 벌어주는데도 나아지기는커녕 상황은 늘 악순환이다. 심지어 최근 말도 없이 이력서를 제출하고 가게를 그만두려는 아내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는 남편. 남편은 자신의 노력에도 계속 우울해하는 아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지울 수 없는 과거, 아내가 마음의 문을 닫은 이유

연애 시절 우울했던 아내의 유일한 의지처가 되어주었던 남편은 오히려 결혼 후 아내를 더 외롭게 했다. 지금과는 달리 과거 노는 걸 좋아하여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가 늦기 일쑤였던 남편. 남편의 부재로 인해 아내는 집안일부터 아이 셋을 돌보는 일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내를 가장 괴롭게 했던 사건은 따로 있다는데… 남편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결국 화병까지 났었던 아내. 생살을 째고 고름을 짜내던 아픔은 아직까지도 아내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우울함을 떨쳐내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아내. 도대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달라졌어요'는 EBS에서 20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