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고괴담’ 김규리 이미연 주연, 성적지상주의-남자교사의 성희롱 등 사회적 메시지 담아내

3일 EBS에서는 영화 ‘여고괴담’을 방영한다.

‘여고괴담’은 여고 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그린 1998년 제작된 박기형 감독의 공포드라마 영화로 이미연, 박용수, 김규리, 최강희가 주연을 맡았다. 이외에도 윤지혜, 박진희, 이용녀, 김유석, 유연수, 김뢰하 등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영화 ‘여고괴담’은 박기형 신인감독의 데뷔작임에도 구성이 짜임새 있고, 엉성한 구석없이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기형 감독은 이리 저리 복선을 깔면서 ‘귀신은 누구일까’하는 관객의 궁금증을 끝까지 끌고나간다.

학교를 공포의 현장으로, 학생들을 원한맺힌 귀신으로 규정하는 ‘여고괴담’ 박기형 감독은 귀신영화의 틀 속에 성적지상주의, 남자교사의 성희롱, 교사의 편애와 체벌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담아냈다.

▲ '여고괴담' 스틸 컷
하지만 ‘여고괴담’은 단지 공포영화 특유의 긴박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음악과 음향효과도 긴장감과 스릴을 유발하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영화 속 학생들은 당시 모두 신인배우였지만 각각 자신의 개성을 무난하게 표현해냈다.

영화 ‘여고괴담’은 교사의 지나친 체벌이나 성희롱 장면 때문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영화 ‘여고괴담’은 잘 짜인 허점 없는 각본과 공포 장치로 전국 관객 20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5편까지 속편이 제작되었다. 영화 ‘여고괴담’은 제7회 이천 춘사대상영화제와 제22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김규리가 신인여우상을, 제3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이미연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여고괴담’ 줄거리

치마를 입은 하얀 맨발이 물웅덩이를 밟고 지나가면 스산하게 서있는 학교 건물, 불안한 얼굴로 교무 수첩을 뒤적이며 교무실에 혼자 남은 여교사 박기숙(이용녀 분)이 졸업 앨범에서 무엇인가를 확인 한 듯 전화를 걸어 ‘진주가 학교를 계속 다니고 있어’라는 말을 채 끝나기 전에 전화는 끊기고 곧 청체 모를 무언가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날이 밝고 햇살이 비치는 학교 교정. 가장 먼저 등교한 지오(김규리 분)와 재이(최강희 분)가 학교 난간에 매달려 있는 담임의 시체를 발견한다. ‘늙은 여우’라는 별명의 이 여교사의 죽음 뒤, 새로 담임을 맡게 된 오광구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악독 선생.

이 선생은 선생님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악질이다. 모범생에 외모도 뛰어나고 집안 배경도 남부러울 것 없는 소영(박진희 분)은 악질 선생인 오광구에게 특별한 총애를 받는데, 그 총애는 때로 총애 이상의 의심스런 터치로까지 발전한다.

체육관에서 박선생의 의문스런 자살을 목격한 학생들의 함구 명령을 받을 때는 일명 사랑봉이라 불리는 막대기로 가슴부분을 찔러대며 갖은 모욕을 준다. 한편 자신의 모교에 문학 선생으로 부임해 온 은영(이미연 분)은 자신의 담임이기도 했던 박선생이 죽기 전날 밤, 전화기에 남겼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돈다. 마지막 통화에서 남긴 진주라는 이름은 9년 전 무당의 딸이라는 이유로 담임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결국 사고로 죽은 친구였던 것.

학교는 평정을 되찾지만 은영만이 진주의 존재를 느끼며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우선 옛날 진주가 지녔던 방울종까지 가지고 다니고 애들에겐 점쟁이로 통하는 지오가 눈에 뛴다. 그런데 오선생에게 미움이 단단히 박힌 지오가 죽은 선생의 모습을 그린 것이 들통나 오선생에게 구타를 당하고 혼쭐이 나는데, 그날 밤 학생들의 공포 대상인 오선생이 숙직 중에 잔인한 모습으로 살해되기에 이른다.

이미연 김규리 주연의 EBS 영화 ‘여고괴담’은 3일 오전 1시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