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고괴담’ 이미연 김규리 최강희, 한을 품고 죽은 여학생의 원혼 ‘섬뜩’

31일 EBS ‘한국영화특선’에서는 영화 ‘여고괴담’을 방영한다.

1998년 제작된 영화 ‘여고괴담’은 박기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미연, 김규리, 최강희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여고괴담’ 줄거리

주인공 은영(이미연 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자신의 모교에 교사로 부임한다. 제자가 아닌 동료로 학교를 찾은 은영을 선생들은 반갑게 맞아준다. 그러나 은영은 마음 한편으로 씁쓸함을 가진다. 10년 전 자신의 친구였던 진주(최강희 분)가 교정에서 사고를 당해 죽었기 때문이다.

무당의 딸이라는 이유로 반 친구들과 선생들에게 무시와 폭행을 당하던 진주를 용기 있게 감싸주지 못했던 은영은 불편한 교직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은영이 모교에 부임한 지 얼마 후부터 학교에서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선생 두 명이 잔혹한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다. 또한, 만년 전교 2등의 한 학생이 교정에서 자살하면서, 학교 분위기는 더욱 불안해지고 스산해진다.

▲ '여고괴담' 스틸 컷
은영은 잔인하게 죽은 뒤 시체로 발견된 선생들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은영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죽음이 10년 전 죽은 친구 진주와 관련이 있음을 알아낸다.

학교를 떠나지 못한 진주의 영혼이 매년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낸 은영은, 진주의 모습을 한 학생 재이(최강희 분)와 대면한다. 재이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 은영을 없애려 하고, 그런 재이 앞에 나타난 친구 지오(김규리 분)는 간곡하게 재이를 설득한다. 지오는 재이에게 학교를 떠나달라고 부탁하고, 그렇게 진주의 영혼인 재이는 학교를 떠난다.

영화 ‘여고괴담’ 해설

‘여고괴담’은 박기형 감독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각본 인정옥, 박기형. 이미연, 김규리 주연. 한을 품고 죽은 여학생의 원혼이 10년 동안 그 학급에 머물러 떠돌고 있다는 섬뜩한 설정을 내세운 공포영화. 영화 ‘여고괴담’은 잘 짜인 허점 없는 각본과 공포 장치로 흥행과 평단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오로지 성적이나 가정형편으로 평가되는 학교현실을 ‘공포’라는 매개를 통해 폭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계의 보수적인 인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고 교총은 영화의 상영 중단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현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올바르게 지적하고 요령 있게 연출했다”는 평단의 지지를 받아 개봉과 함께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서울 지역 개봉관에서 62만, 전국 150만 명 동원으로 1998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 이어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2003) ‘여고괴담 4-목소리’(2005) ‘여고괴담 다섯번째 이야기’(2009)가 만들어졌다. 2016년 여섯 번째 이야기가 프리퀄로 제작될 전망이다.

‘여고괴담’은 여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성적·우정·가정 등 청소년의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를 소재로 다루며 한국 대표 공포영화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제7회 이천 춘사대상영화제와 제22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김규리가 신인여우상을, 제3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이미연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그 이후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 송지효, 박한별, 조안,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등이 ‘여고괴담’ 시리즈를 통해 데뷔를 하거나 유명해졌다.

영화 ‘여고괴담’ 감독 박기형

1996년 중편 '과대망상'으로 끌레르몽페랑 국제 영화제, 홍콩국제 영화제, 몬테가티니 국제단편 영화제, 부산국제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를 통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1998년 '여고괴담'으로 그 해 상반기 최대 흥행성적을 거두며, 평단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또한 '여고괴담'의 화려한 성공은 국내에 처음으로 공포 시리즈 물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박기형 감독의 공포는 피가 튀고, 사람의 신체가 떨어져 나가는 잔인한 공포가 아닌 서서히 숨통을 죄어 오는 듯한 치밀하고 섬뜩한 공포다. 또한 세밀한 묘사와 치밀한 구상으로 일상 생활에 조용히 스며드는 듯한 연출로 관객들은 비극적 공포를 맛보게 된다. '아카시아' 역시 단란한 가족에게 덮친 아카시아 나무의 저주를 충격적이고 섬뜩하게 그려냈다. 최근작으로 2006년 '폭력써클', 2007년 '사선에서', 2012년 TV 드라마 '홀리랜드' 등이 있다.

EBS 영화 ‘여고괴담’은 31일 밤 11시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