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원뢰 (蜜蜂と遠雷)
온다 리쿠 (恩田 陸)

幻冬舎

'온다 리쿠'의 이름만 들으면 이상하게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물론 다양한 테마를 하는 작품들이 존재하겠지만 가장 먼저 연상이되는 것은 미스테리 판타지 소설일 것이다. 특유의 환상적이면서도 긴장감이 드리워져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나 할까? 어디에서나 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으로 또 누구에게나 신선한 자극으로 늘 새로운 세계를 선사하는 것에는 이미 굉장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기는 하지만 항상 새로운 작품에 자연스레 먼저 손이 가지 않는 것은 일종의 '이번에는 이러할 것이다' 하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오는 선입견이 많이 작용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작품을 만나게 된 이후로 굉장히 생각이 바뀌었다. 타이틀과 커버에서 주는 다소 몽환적이며 아리송한 느낌은 페이지를 여는 순간 전혀 생각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음악콘서트 홀로 나를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내음이 음악적으로 묻어난다.

우선 글들로 상황이 묘사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연주를 듣고 있는 것과 같은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 콩쿠르라는 하나의 설정으로 4명의 등장인물과 피아노 연주는 흘러간다. 피아노라는 다소 낭만적인 이야기의 소재로부터의 시작이 아닌 콩쿠르라는 하나의 경쟁무대에서 시작되고 있다. 

경쟁무대에 주인공은 각 등장인물이 풀어내는 주옥과도 같은 유명 피아노 곡들이지만 이 엄청난 것들을 연주해 내는 것도 사람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하는 연주에는 그 사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인데 이 묘사를 텍스트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음표 하나하나를 직접 내딛어 가는 것과 같아서 도저히 읽기를 중단할 수가 없는 놀라운 마력을 지녔다.

피아노라는 타건 악기는 일반적으로 친숙한 악기이다. 직접 연주를 할 수는 없어도 아마 어디에서나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고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어봤을 그런 악기들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경연대회라는 것을 마주하게 될 때에 갖는 것은 하나의 분신이자 표현도구요 무기인 것이라. 내가 준비해온 삶의 양분이 고스란히 배어있고 생각과 스타일, 더 나아가 그 순간에 느껴지는 여러가지 기분과 삶의 지향점까지도 표출해내는 도구이다.

그래서 작품 내에서도 역시 희망, 분노, 질투, 희열 등등의 엄청난 심리묘사와 함께 담아내고 있다. 다만 이 모든것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또 이것이 새롭게 도돌이표 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고는 하는데 이것은 어찌보면 엄청난 분량의 리스트로 정리해 놓은 피아노 곡들을 내리 듣고 있는 기분이드는 것과도 같았다.

계속 진행되고 있을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을 뭇 사람들에게 경종을 올릴 준비가 되어 있는 정말 굉장한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흔한 소재의 음악 이야기로 생각하고 마주하게 된다면 꽤 두터운 분량의 이 작품을 중간에 내려놓지 못할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