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봄날' 최수영, 동화같은 설득력과 복선 부여한 대사 포착

지난 10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에서 심장을 이식받고 다시 태어난 이봄이 역을 맡아 지상파 첫 주인공에 도전한 최수영. 전국8.1%(AGB 닐슨 코리아), 수도권 9.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내 생애 봄날’에서 그녀 역시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시대’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엔 앞으로의 스토리를 가늠케 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남들보다 두배, 세배 적극적으로 살고 있는 열혈 임상영양사이자 남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것이 미안한 봄이. ‘내 생애 봄날’의 스토리라인에 동화같은 설득력과 복선을 부여한 대사들을 포착했다.

◆ “고맙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심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살고 있는 봄이. 그녀의 아침은 언제나 “고맙습니다”란 말로 시작된다. 그 시선은 자신의 방 벽 한켠에 하트 스티커와 함께 붙어있는 제주도의 작은 섬 우도의 지도를 향한다. 자신의 심장이 우도에서 왔다는 사실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 삶을 준 그 곳을 향해, 매일 감사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아침 의식이다.

▲ 사진제공= 방송화면캡처
◆ “좋은 곳으로 가세요.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있었기에 봄이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고 기적 같은 삶속에서 살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고기 마트 안에서 강동하(감우성)에 의해 발골 되는 소고기를 보며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희생에 감사드린다”고. 봄이에게 모든 희생은 숭고한 대상이 되었고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이었다.

◆ “나 공짜로 사는 거 맞아. 갚을 길이 영영 없으니까.”

봄이의 열정적인 삶의 자세 이면에는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사람의 몫까지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는 것. 그래서 스스로 공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는 그녀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 “나는 왜 그 아이들을 보며 눈물이 났을까?”

봄이는 심장 수술을 받고 처음 찾은 우도에서 제주 해녀였던 아내의 기일에 맞춰 그곳을 찾은 동하의 아이들 푸른이(현승민)와 바다(길정우)를 만났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왜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났을까”라고 말한 봄이의 내레이션, 그 이유는 봄이의 심장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 "저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알려만 주시면, 어떻게든 다 해드릴게요."

우도의 방파제 끝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구절판을 내려놓고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가슴 속에 쌓아뒀던 이야기를 꺼낸 봄이. 심장을 준 누군가가 “가고 싶었던 곳,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등을 알 수만 있다면 뭐든 대신하고 싶었다. 그리고 방파제에서 미끄러져 바다에 빠진 봄이는 그 안에서 기적적으로 동하의 아내 수정(민지아)을 만났다. 이는 그녀가, 그녀의 심장이 봄이를 동하와 아이들에게 이끈 것이라는 아름다운 복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