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첫 방송 이후 명품드라마라는 호평과 함께 종편 최고 시청률로 화제를 낳은 JTBC ‘아내의 자격’이 오는 19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 사진 : 드라마하우스
“하얀거탑 보다 만듦새가 더 만족스럽다.” 며 방영 전부터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안판석 감독은 첫 방송 이후 ‘역시 거장의 작품’ 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또 한편의 명품드라마 탄생의 신호탄을 알렸다.

회가 거듭될수록 드라마에 대한 입 소문이 퍼지면서 시청률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종편 드라마 중에선 최초로 전국시청률 3%를 넘기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아내’의 설거지 시간을 앞당겼다는 평을 받은 ‘아내의 자격’이 이처럼 시청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이끌어내며 사랑을 받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아내의 자격’ 에는 현실을 무서울 정도로 고스란히 담은 리얼리티가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입성하는 서래(김희애)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초반에는 “사교육 열풍으로 일그러진 국내 교육의 자화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는 평과 함께 “무서운 현실을 절감했다. 서래에게 공감하면서 응원하고 싶다.” 는 등의 시청자들의 응원과 호평이 이어졌었다.

강남 사교육 뿐 아니라 대치동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생생하게 살렸으며 ‘갑과 을’ 등의 극중 리얼한 대사를 통해 무서울 정도로 현실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였다. 사교육뿐 아니라 주인공 서래의 일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디테일하다. 화면에 비춰진 서래의 핸드폰 주소록 속에서 몇 개의 연락처들은 대한민국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살아가는 그녀의 한정된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줘 씁쓸함을 남기기도 하였다.

또한, ‘아내의 자격’ 에는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빛내는 배우들이 있다.

우선 주인공 서래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로 극중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는 캐릭터다. 초반에는 부숴질 듯한 여린 감성으로 위태해 보이는 캐릭터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강인한 대한민국 어머니를 대변하며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이에 한 언론에선 서래와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K. 롤링의 평행이론을 기사로 다뤄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로맨티스트 태오, 커리어 우먼 지선, 속물기자 상진 등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 매력적이면서 현실적인 캐릭터를 돋보이게 해주고 있는 배우들은 ‘역시 명불허전’ 이란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또 이와 더불어 ‘아내의 자격’ 에는 숨은 1인치, 안판석 감독을 비롯한 명품 제작진들의 노력이 담긴 완벽한 영상이 있다.

영화 같은 영상미와 영상에 걸 맞는 아름다운 음악은 물론 옥의 티가 없는 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들의 세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트장 같지 않은 세트장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세트장은 방에서부터, 문, 계단까지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 모든 촬영이 외부에서 진행되는 줄 착각할 정도로 완벽하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자격’ 은 멜로를 넘어 한 여성의 자아실현을 담은 드라마다.

‘아내의 자격’은 여타의 멜로드라마에 비해 전개 속도가 빠르다. 금지된 사랑에 빠진 서래와 태오는 이미 초반에 서로의 배우자에게 발각이 되고 갈등을 겪게 된다. 그리고 중반부엔 이혼을 선택하게 된다. 보통 드라마에선 결론이 될 내용이 ‘아내의 자격’에선 이미 중반부에 등장한다.

이것은 ‘아내의 자격’이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가족과의 헤어짐을 겪은 후 홀로서기를 하는 여자의 자아성장을 다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TV평론가 김선영은 “이 작품은 ‘아내의 자격’ 을 묻는 괴물들에게 역으로 ‘인간의 자격’을 되묻는다”라며 많은 풍파를 겪고 홀로서기를 하지만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택하는 서래가 자신을 옥죄고 억압했던 사람들에게 역으로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평했다.

과연 대치동을 떠나 홀로서기를 한 서래는 험난한 모험 후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단 두 회를 앞둔 시점에서 그 결말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