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시즌2가 종영한 이후에 특별히 정이 가는 일드가 없는 가운데,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도 내년 연초로 모두 연기하고, 자연스럽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럴 때는 그저 게임이나 독서, 그리고 영화 보기가 최고일 수 밖에 없는데, 오늘 아침에 마츠자카 토리가 토다 에리카와 결혼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나도 모르게 플레이 버튼을 누른 영화가 '고독한 늑대의 피'다.

1년여 만에 한국에서 개봉하는 미이케 다카하시 감독의 '퍼스트 러브'가 쿠엔틴 타렌티노 스타일의 하드 코어 액션물이라면, '고독한 늑대의 피' 역시 하드 코어 액션이라는 면에서는 다를 바가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부'에 가까운 정통 폭력 드라마의 걸작이다. 영화의 제목부터가 뭔가 쿨하지 않은가?

작품 자체의 퀄리티도 높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주연인 '야쿠쇼 코지'와 조연인 '마츠자카 토리'의 연기가 압권이다. 이미 작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각각 주연상과 조연상을 수상했고, 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가 만나면 어떤 영화가 탄생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1년 이상 지난 작품이라서 VOD 가격도 저렴한 지금, 혹시나 패스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강추이며, 아마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편'이 국내에서 상영되기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의 일본 영화들 중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과 함께 감히 최고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