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없는 환상곡 (シューマンの指)

오쿠이즈미 히카루 (奥泉 光)

講談社

슈만의 피아노 작품들을 들어보면 언제나 느껴지는 것은, 그 불투명성과 몽환적인 환상에 놓여진 이채로움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쇼팽이나 리스트에서 느껴질 수 없는 그 특이성이 때로는 당혹스럽게 또 다르게는 낭만적으로 느껴지기에 더더욱 중독성이 강한 듯 하다.

음악을 소재로 써내려가는 여러가지 소설들 중에서 이토록 슈만을 잘 묘사한 작품이 있을까.

단순 미스테리 소설로 치부하고 읽어내려 가기에는 너무 많은 그만의 음악세계가 잘 녹아 있는 것 같다.

사건을 풀어감에 있어 불안정한 요소들을 파고들며 그 속에서 오는 긴장감과 궁금증을 선율이 흐르듯이 이어가는 방식 또한 이를 의도한 것이리라.

사건이 흘러가는 이야기의 모든 부분에는 건반이 흘러가듯 환상적인 묘사가 녹아들어 있고,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금새 흠뻑 빠져들만한 요소가 가득한 작품이라는 점에 있어서 나의 책장 한 곳에 반드시 있어야 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슈만의 작품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