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일본의 미녀'하면 나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오오쿠' 시리즈에 출연했던 기모노 차림의 '사와지리 에리카'이다.

撮影=阿部岳人

천사와 악녀의 이미지를 폴리포닉하게 동시에 드러내는 '사와지리 에리카'의 근래 모습을 보면, 배우로서도 연기의 정점에 도달한 느낌이 확연히 다가온다. 아마도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가 현세에 환생했다면, 내 생각에 그것은 '사와지리 에리카'이다.

'1리터의 눈물' 시절에 보여주었던 꽃사슴처럼 청초했던 국민 여동생 이미지, 그리고 지금은 요염한 팜므파탈로서 일본 내의 여타 주연급 여배우들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력까지, 아마 30대 초반에 이런 급의 연기력과 미모에 연기자 여정의 흥망을 모두 체험한 여배우는 그 예가 드물 정도이다. 

어린 시절에 이미 미모로 일본을 평정했던 사와지리 에리카가 '일본의 국썅'을 거쳐서도 우뚝 서있을 수 있는 근본은 뭐니뭐니해도 '연기력'이다. 배우로서의 희노애락 표현력은 기본이고, 특히나 섹스 씬에서의 그녀는 목과 귀가 달아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내는 그 모습이, 스타급 포르노 배우들도 도저히 흉내를 낼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한마디로 배우로서 몰입과 집중력이 너무나도 탁월하다.

TV 아사히의 스페셜 '하얀거탑'

한시대를 평정하고 이제 30대에 접어들며 연기의 챕터2를 진행중인 사와지리 에리카는, 지금 당장의 평가보다는, 아마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21세기 초반 일본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다. 대중과 쇼 비지니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덮기에는, 타고난 미모와 재능이 너무나도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