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文藝春秋

지금껏 읽었던 일본 소설들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 같다. 어떠한 작품성이나 흥미를 떠나서 무엇인가 정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엄청난 작품이었다. 

이는 몸살 기운으로 정신없던 나에게 우연히 다가왔는데 당시 혼자 살고있던 나에게 작은 방안에 놓인 침대라는 유일한 휴식처와도 같은 공간에서 이불을 꽁꽁 동여메고 마주했었다.

무엇이 특별했는가?

일반적으로 흔히들 말하는 기발한 트릭과 숨막히는 전개를 뒤로 하고 이 작품을 나로하여금 빠져들게 만들었던 요인은 바로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녹아있어서 그러했던것 같다. 인물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나도 모르게 스스로 배경을 그리고 낭만을 깊게 드리웠는지도 모른다. 

지키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대결 구도에서 조차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집착과 낭만이 드리워지는 잔혹한 이야기. 그래서 아픈 몸을 이끌고 밤을 지새우며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흠모하던 야스코를 지키기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는 '이시가미'를 생각해보면,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스릴러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배경으로 날카롭게 던져지는 상황들과 장기를 두듯 하나씩 풀어가고 막아가는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에 손을 내려 놓기가 힘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애절하며 잔혹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베스트 셀러일 수 밖에 없는 모든 것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