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 문구점 (ツバキ文具店)
오가와 이토 (小川 糸)

幻冬舎

문구점이란 이름만으로도 각별하다. 누구라도 유년 시절의 추억의 필름을 돌리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곳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학업에 사용할 준비물을 사고, 참고서나 학습지를 구하기도 하고 복사해가기도 하며, 장난감이나 새로운 재미난 것들로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에 늘 한번쯤은 반드시 들러야만 했던곳이 아닐까.

이런 낭만과 추억의 이정표처럼 그곳을 배경으로 소개될 이 문구점은 조금 더 특별한데, 그것은 바로 대대로 편지를 대필해 온 곳이라는 점이다. 

편지라는 것이 요즘 시대에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이 듬뿍 담겨있는 매개체라 할수 있는데, 대대로 이를 대필해 주는 곳이라는 설정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이색적이었다.

손에서 적어 내려간 것이 다른 사람의 손에서 읽혀 내려가는 것에 마음을 담는 것. 정말 말처럼 그 자체가 아름답고 낭만적인 일이다. 

대대로 대필가로 전해 내려온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많은 수련을 거듭하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렇듯 '표현'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이 온전하게 전달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이런 마음이었는데.....이렇게 저렇게 전달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서투른 표현을 전달하기 위해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봉투의 재질, 우표 모양, 필체, 그리고 어투 등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노력을 기울여 공을 들이는 대필가를 보면서 무엇인가 느껴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어도 제과점에서 열심히 골라 산 과자에도 마음은 담겨있지. 대필도 마찬가지야.' 이 본문의 말처럼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요즘 시대에 이런 아날로그 감성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타인의 삶과 주위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표면적인 것이 아닌 마음의 표현을 본문의 대필가처럼 들여다 보는 자세를 가진다면, 우리 삶의 만족이라는 범주가 보다 넓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