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스트 송 (ラストソング) -
- 노자와 히사시 (野沢尚) -

フジテレビ出版 (January 1, 1994)

시간은 조금씩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 이미지는 각자의 눈과 또 머리 속에 그려지며 나타나는데 그것이 다양하게 이어지면 입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는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며 옛날의 이미지를 엿보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만지거나 직접 느낄 수는 없지만 그때 담아두었던 필름을 다시 꺼내어 볼 수 있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때의 장면을 부분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매체로는 우리의 눈과 귀의 단편들을 대신해 기억해줄 책, 음악, 영화 등이 보편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흘러간 음악을 듣고 서랍속의 사진을 꺼내어 보기도 하고 옛날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서적들과 음반들은 그 궤적의 톱니바퀴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다. 멀뚱히 바라보기만 해도 '아! 이랬는데, 그랬는데..' 하며 추억의 조각들이 떠오를 때가 많다.

'라스트송',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보고 있으니 여러가지 기억이 되살아났다. 단순히 제목만 보고 음악 관련 소설이려니 하고 구매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용이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다소 놀라기는 하였지만 단순한 추억팔이나 낭만에 기대어 떠드는 청춘소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나를 뜨겁게 만들었던 내용이었다.

레코드 판, 아날로그 시대로 보여주는 배경 이면에는 도시상경, 꿈만을 쫒는 청춘, 그리고 사랑 또는 우정 그리고 삶 이라는 갈등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해답이 아닌 자신만의 풀이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임을 말해주고 있다.

일탈이라는 것은 해본 적이 없던, 안정적인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쇼지린코. 꿈을 쫒아서 모든 것을 걸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인디 그룹의 리더 야스미 슈키치. 그런 야스미 슈키치를 보며 매료되어 함께하는 소극적인 천재 기타리스트 이나바 카즈야.

이 세 사람이 보여주는 드라마는 어찌보면 각자의 꿈을 쫒아 방황하는 나약한 자신들의 이야기이다.

인생이란 이러하듯 어차피 뻔한 진부한 스토리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얹어 가는 것이기에 이 우울한 성장 드라마는 제법 봐줄만하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