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 초반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백혈병 소녀 역을 연기하며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했던 '나가사와 마사미'는 이제는 중견 탑 여배우로서 오우삼,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리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등과 함께 깐느 영화제 레드 카펫의 단골 게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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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접어 들면서 과거의 풋풋함에 성숙한 관능미가 더해지고 있는 '나가사와 마사미'의 최근 열연을 접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영화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이다.

굳이 소개하자면 히치콕 스타일의 미스테리 추리와 멜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쟝르 작품으로 분류하겠지만, 이 영화가 놀라운 점은 별다른 큰 사건이나 메인 스토리가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얼핏 단순하고 하품 나오기 십상인 작품인데, 어찌된 일인지 영화는 전혀 졸음이 몰려 오지도 않고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나가사와 마사미'가 있다.

메가 히트 미드인 'C.S.I' 시리즈의 오프닝 테마는 법의학 중심의 드라마답게 전설적인 록 그룹 더 후의 'Who Are You?'로 시작이 되는데, 바로 이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를 관통하는 테마가 'Who Are You?'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그리고 잘 알고 있다고 여겼던 사람에게 어느날 갑자기 드는 의문 "Who Are You?".

자기 색채가 강한 감독이 연출했더라면 매우 서늘한 결말로 쿨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평범한 드라마이다 보니 조금은 도식적인 결말이 매우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 한가지를 제외하고는 좋은 연출과 좋은 시나리오 그리고 좋은 배우가 만나면, 적은 제작비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가장 기초적인 영화 상식의 굿 샘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