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들 (日曜日たち) -

- 요시다 슈이치 (吉田 修一) -

講談社文庫

날씨가 쌀쌀하고 어둠이 깊게 내려앉았다. 주말 오후 베란다를 내다보니 그 풍경이 마치 흡사 모노톤의 내음이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그런 기분이어서 그랬을까? 책장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오랜만에 책 한권을 꺼내어 들었다. 요시다 슈이치...

그의 작품들은 배경이나 흐름의 감정선이 굉장히 세심하고 아름다워서 90년대 중반에 개인적으로 흠뻑 빠져있는 작가들 중에 하나였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이 있어서였는지 그 둘의 서적들을 탐미하듯 모으기 시작한 때였기도 하다.

일요일들.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겠지만 제목 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일요일이 아닌 복수다.

일요일들. 회사생활을 하는 나에게도 주말은 소중한 것이어서 같이 일을하는 회사 동료들에게 가끔씩 물어볼 때가 있다.

"이번 주말에 뭐하고 보낼거에요?" 또는 "주말에 뭐하고 보냈어요?" 그만큼 주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쉼표같은 것이어서, 다른 형태의 나로 돌아가는 시공간이 되거나 다른 사회 속에 섞일수 있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장소이자 공간이다.

도쿄라는 지역적 요소는 대도심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이면 속에 지쳐있는 우리가 있다. 그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외롭고 힘들다.

각자의 쳇바퀴 같은 삶속에서 다섯개의 단편들은 각자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일상이라는 굴레라는 울타리에서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으슬으슬한 몸을 녹이며 내가 내일부터 만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픈 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당신의 주말은 안녕하십니까?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