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친애하는 우리 아이"의 스틸이나 광고 카피 만을 보면 잔잔하고 애잔한 패밀리 무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섬뜩하리 만큼 현대 사회 가족의 내부를 관찰 및 해부하여 약간의 드라마타이즈를 가미한 작품이다.

경쟁 사회에서 도태 중인 40대 가장이면서 재혼을 통하여 타인이던 두 딸의 아빠가 된 주인공의 시점으로 영화는 진행되어 간다. 문제는 그 진행 과정을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고 마치 페이크 다큐를 보는 듯한 드라마로 풀어 나간다는 점.

여성 감독 '미시마 유키코'의 매끄럽고 섬세하면서도 약간은 드라이한 감정선 연결 덕분에 슬프지만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쓰라리지만 아프지 않게 영화는 물 흐르듯이 이어져 간다. 

그리고 이 영화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전해지는 감성이 다를 수 있다. 특히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4~50대 가장이라면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한마디로 쓰라리다. 내가 그랬다.

세상에는 답이 없는 질문들이 무수히 많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무심코 죠지 해리슨의 'All Things Must Pass' 앨범을 꺼내어 "What Is Life?"를 틀어 놓았다. 

가족 역시 'Life' 만큼이나 대답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 버린 것이 현대 사회이며, 그 정의는 각자가 내릴 수 밖에 없다. 바로 그런 생각의 모먼트를 제공하는 영화이다.

[사진 제공= 영화사 '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