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시대의 정신이 지금도 살아있는 대도시 삿포로

삿포로는 인구 약 180만으로 일본 5대 도시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삿포로는 1869년 개척이 시작된 당시부터 치밀한 도시계획에 의해 개발된 덕택에 도로의 구획이 정연하여 여행자들도 알기 쉬운 곳이다.

시계탑 우선 지도를 펼쳐 삿포로의 상징인 도케이다이(시계탑) 기념관으로 향해 15분 정도 걸으면 5층 건물의 백아의 시계탑이 보인다. 1878년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구 삿포로 농업학교의 연무장으로 세워진 것이다.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시계탑으로 기어 등의 주요부품은 당시 그대로인 극히 드문 시계다.

삿포로 야경(사진 출처 : 픽사베이)

1966년 시 의회에서 영구보존이 결정되어, 주위가 근대 고층건물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1세기 전과 변함없는 모습과 음색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2대에 걸쳐 시계탑의 보존에 힘쓴 시내의 시계점의 노력이 있었다. 내부는 삿포로 역사관으로, 개척시대의 삿포로와 농업학교의 역사에 관련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시계탑에서 삿포로 역 앞 거리를 건너 조금 북쪽으로 가면 붉은 기와의 위세당당한 건물이 있다. 홋카이도 도청 구 본청사로, 미국 매서추세츠 주 의사당을 본떠 1888년에 세워진 네오바로크 양식의 건물이다. 이 건물을 가까이서 보면 당시 사람들의 개척에 대한 이상과 정열이 얼마나 뜨거웠나를 알 수 있다. 내부의 도립 문서관에서는 개척 전의 시대에서부터 1886년의 홋카이도 도청 설치까지의 공문서와 문서 등 약 19만점이 보존되어 있어 희망자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홋카이도 도청 구 본청사에서 남쪽으로 두 블록 정도 가면 도심의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는 “오도리공원”에 도착한다. 시의 중심부를 길이 1.5킬로미터에 걸쳐 동서로 관통하는 이 공원은, 라일락과 당느릅나무가 늘어서 있는 산책길. 공원 내에는 미국 포틀랜드 시에서 보내준 "벤슨의 음료수 분수대"와 이사무 노구치가 만든 미끄럼틀 등 많은 기념물이 있다. 

봄에는 라일락과 은방울꽃 등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와 홋카이도 명물인 옥수수구이 매점이 활기를 띄며 겨울에는 새하얀 눈풍경에 38만개의 전구가 빛나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하는 등 어느 때에 방문하더라도 그 계절마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매년 2월 초순에 열리는"삿포로 유키마쓰리(눈 축제)"의 중심무대로, 약 300기 이상의 눈과 얼음으로 만든 예술작품으로 가득 찬다.

2000년 4월에 개장한 오쿠라산 점프경기장은 1972년에 개최된 “삿포로동계올림픽” 때의 90미터급 점프경기가 열렸던 장소로 그 뒤 전면 개수공사로 근대적인 최신 라지힐 점프 경기장으로 태어났다.

긴 슬로프가 계속되는 브레이킹 트랙을 따라 설치된 2인승 리프트에 타면 5분 만에 점프대 정상부의 전망라운지에 도착. 표고 300미터에서의 조망은 삿포로시내 전역과 이시카리평야를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삿포로의 중심 시가지는 밤에도 활기에 가득 차 있다. 이 대도시에서는 홋카이도 명물의 징기스칸 요리와 해산물요리 외에도 양식과 중국음식, 아시아, 아프리카 음식 등의 세계의 미각을 맛볼 수 있지만, 삿포로 토박이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음식은 라면이다. 

유흥가로 유명한 스스키노의 구석에 있는 "라멘 요코초"는 16군데나 되는 라면집이 늘어서 있어, 지금은 엄연한 관광명소로 되어 있다. 가라비와 게, 옥수수와 버터 등 홋카이도의 특산물을 사용한 라면은 본고장만의 뛰어난 맛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라면은 추운 북쪽 지방의 가장 맛있는 요리다.

스스키노에서 시전차에 올라 야경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모이와 산으로 이동한다. 해발 531미터의 모이와산 일대의 원시림에는 약450종류의 수목과 식물이 울창하며, 1921년에는 도내 최초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날씨가 맑은 날 낮에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이시카리 만, 남쪽으로는 멀리 에니와다케와 시코쓰 호까지도 볼 수 있다. 

시전차를 타고 로프웨이 입구 역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 산로쿠 역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로프웨이로 5분쯤 공중산책을 즐긴 뒤, 모이와야마나카고로 역에서 리프트로 갈아타고 정상의 전망대에 도착한다. 유리창을 통해 마치 보석상자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찬란히 빛나는 대도시 삿포로의 야경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