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현상이 있게 마련이다.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자연현상 10선을 소개한다.
1. 홋카이도 아칸 호 프로스트 플라워
절정 시기 · 시간 : 12월~3월 새벽
조건 : 영하 약 15℃ 이하일 때 / 바람이 없을 때
"서리꽃"으로 불리는 프로스트 플라워는 수증기가 식어 호수 위에 얼어붙어 서서히 손바닥만 한 크기로 성장하는 얼음 결정체다. "겨울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이 꽃은 섬세하여 숨을 돌리기만 해도 녹아 버린다. 호수 바닥에서 솟아나는 온천의 영향으로 아칸 호의 일부는 얇게 결빙되기 때문에 프로스트 플라워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2. 가가와 현 쇼도시마 톰볼로 현상
절정 시기 · 시간 : 1일 2회 간조 때
바다에서 섬으로 이어지는 길이 하루에 두 번 나타나는 신비한 "엔젤로드". 평소에는 바다에 의해 분리된 육지와 섬을 잇는 길이 썰물 때 나타나는 톰볼로 현상에 의해 만들어지는 신비한 길로, 이 길 한가운데에서 손을 잡는 커플은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3. 고치 현 무로토곶 달마 태양
절정 시기 · 시간 : 11월 하순~2월 중순 일출과 일몰 시간
조건 : 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가 클 때 / 기온이 낮을 때 / 수평선에 구름이 없을 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달마 태양"은 태평양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와 가라 앉는 석양이 수평선에 접어들 때 나타나는 시즌에 1, 2번만 볼 수 있는 기적적인 현상. 해수면 근처의 대기층이 렌즈처럼 굴절되어 해수면에 또 다른 태양이 나타나는 신기루의 일종. 구카이 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유명한 무로토곶에서 보는 "달마 태양"은 장엄하게 아름답다.
4. 홋카이도 비에이 다이아몬드 더스트와 태양주 현상
절정 시기 · 시간 : 1~2월 새벽
조건 : 영하 16℃ 이하 / 바람이 없을 때 / 습도가 높을 때
다이아몬드 더스트는 세빙이라고 불리는 공기 중에 반짝반짝 떠다니는 얼음 알갱이. 발생하는 원리는 눈과 같지만, 얼음 결정이 눈보다 매우 작으므로 낙하하지 않고 공기 중을 떠다닌다. 바람이 없으면 육각형의 얼음 결정에 태양이 규칙적으로 반사되어 공기 중에 빛의 기둥이 환상적으로 만들어지는 태양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5. 아키타 현 시오세자키 불을 뿜는 고질라 바위
절정 시기 · 시간 : 4월 중순과 10월 중순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아키타 현 오가 반도의 시오세자키에는 울퉁불퉁한 거암이 많이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유달리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고질라 바위"다.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은 낮에 봐도 역동적이지만, 해질녘에는 바위 전체가 검은 그림자를 띠고 당장에라도 움직일 듯한 박력이 더해진다. 크게 뚫린 입에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겹쳐지면 고질라 바위가 불을 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6. 시즈오카 현 히가시이즈 기타가와 온천 문 로드
절정 시기 · 시간 : 보름달 전후 2~3일
보름달을 전후하여 며칠 동안 달이 밝아질 때, 해수면에 달로 가는 길을 펼쳐지는 현상을 "문 로드" 현상이라고 한다. 기타가와 산책로 어디에서 봐도 곧장 자신으로 이어지는 듯 보여,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있다.
7. 아오모리 현 히로사키 공원 벚꽃 융단
절정 시기 · 시간 : 4월 하순~5월 하순
벚꽃 명소로 유명한 아오모리 현 히로사키 공원에는 계절이 되면, 왕벚나무를 비롯한 50여 종, 2,600여 그루 이상의 벚꽃이 만발한다. 공원 내 히로사키 성 외호에서는 벚꽃이 질 무렵이 되면 벚꽃잎으로 덮인 수면이 흘러가는 "하나이카다"를 즐길 수 있다. 그 광경은 벚꽃 융단이라고 형용할 정도로 아름답다.
8. 나가노 현 우에다 시 거꾸로 안개
절정 시기 · 시간 : 3월과 9월 환절기 새벽 4시~6시
조건 : 우에다 시 북쪽에 있는 나가노 시와 우에다 시의 기온 차가 클 때 / 나가노 시 쪽에서 먼저 비가 내릴 때 / 나가노 시에서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거꾸로 안개"는 우에다 시 북쪽에 있는 다로 산~고쿠조 산 능선을 넘어 우에다 시 쪽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며 구름이 사라져 가는 현상. 우에다 시 북부의 연봉은 발생한 구름을 막지만, 다른 산에 비해 고도가 낮은 다로 산 ~ 고쿠조 산에서는 구름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9. 야마나시 현 야마나카 호 다이아몬드 후지
절정 시기 · 시간 : 10월 중순~2월 말(특히, 1월~2월) 15:00~16:00
"다이아몬드 후지"는 후지산 정상에 태양이 겹치는 순간,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현상으로 야마나카 호에서 일몰 때 보인다.
10. 돗토리 현 다이센 브로켄 현상
절정 시기 · 시간 : 일몰 시각
조건 : 태양광이 배후에서 들어올 때 / 전방에 그림자가 비치는 구름과 안개가 있을 때
브로켄 현상은 태양 등의 빛이 보는 사람을 지나 구름이나 안개 등에 의해 착란되어 보는 사람의 그림자 주위에 무지갯빛 고리가 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산 정상 등 전망이 좋은 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고라이고"라 불리며 후광을 등에 업은 아미타여래의 출현으로 여겨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