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쿄의 트랜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요코초’이다. ‘요코초’는 한국어로 '골목'과 비슷한 뜻이다. 도쿄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에노의 ‘아메요코’를 떠올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 소개할 요코쵸는 넓고 개방적인 아메요코와는 다르다. 폭이 좁은 작은 술집들이 즐비해 있으며 마치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분위기의 에비스에 있는 ‘에비스 요코초’이다. 

‘어른들의 거리’라고 불리는 에비스는 세련된 어른 같은 이미지가 있으며 고급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에비스역 동쪽출구에서 2분 정도 걸으면 ‘寿(고토부키)’라고 쓰여있는 빨간 등롱에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보인다. 

히라가나 ‘く(구)’자 모양의 요코쵸는 좁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20곳이나 되는 점포가 들어서 있다. 원래는 ‘야마시타 쇼핑센터’라는 이름의 상점가였는데 노후화 등으로 인해 폐쇄되었다고 한다. 2008년, 그 터에 ‘에비스 요코쵸’라는 ‘신형 요코쵸’가 오픈했다. 놀이동산처럼 쇼와 시대의 레트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옆자리 손님과도 소탈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메뉴의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다.

일본요리점에서부터 중화요리점, 와인바까지 다양한 점포들이 있으며 ‘니쿠 스시(肉寿司, 고기 초밥)’을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사진 출처 : 일본 관광청

스시(초밥)이라고 하면 참치, 연어, 문어 등 해산물이 머리에 떠오르는데 이곳의 명물은 소고기와 닭고기 등 ‘고기’로 만든 초밥. 지금은 유사한 업종이 적지 않지만 실은 ‘니쿠 스시’ 붐을 일으킨 것은 바로 이곳 에비스 요코쵸에서 시작한 ‘니쿠 스시’이다. 

인기 있는 ‘니쿠 스시’는 와규 롯시니, 우설, 소고기 우니(성게알) 토로 군칸(군함 모양을 한 초밥). 독자적인 조리법으로 열을 가한 우설 초밥은 가열했음에도 그 식감은 마치 생우설처럼 탄력 있고 싱싱하다. 소고기 우니토로 군칸은 와규, 우니, 파 조금에 간장 조금, 입에 넣는 순간 녹아 내릴 정도로 부드럽다. 와규 롯시니는 와규와 푸아그라, 트러플과의 호화로운 조합. 그 진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며 맛도 식감도 최고다.

‘니쿠 스시’의 조연급인 이곳 ‘스시 쌀’은 ‘고기’와의 조합을 의식하여 생선 스시와는 다른 종류의 스시 초, 밥은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현재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주인공인 ‘고기’. 앞서 먹은 스시는 가열한 고기였는데 이 곳에서는 ‘생고기’를 메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는 옛날부터 ‘생고기’를 먹는 습관이 있어, 이 식당은 생고기와 스시라는 일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의 조합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또한 ‘생고기’는 야키니쿠(구운 고기)용 고기보다 신선함이 요구되어 ‘고급’ 이미지가 있다고 한다. 

또한 소고기뿐만 아니라 말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메뉴가 다채롭다. 생고기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거부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생고기 이외의 고기도 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2016년 ‘올해의 한 접시(R)’로 정해져서 화제가 된 ‘고수’로 만든 샐러드 ‘고수 폭탄’, 닭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닭의 연골을 매실로 버무린 ‘매실 수정’, 와규를 사용한 ‘SUKIYAKI’ 및 ‘소고기 생 햄’도 추천할 만한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