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음악평론가] 꽤 오래 전이다. 취재기자로 활동하던 어느날, 유튜브 코리아에서 주최한 가수 김장훈의 미니 라이브 쇼 기자 간담회에서 손을 번쩍 들었다.

"요즘 활동 흐름을 보니 밥 겔도프가 되려는 것인지요? 제가 보기에도 가수보다는 공연 기획자로서 상당히 재능이 뛰어나 보여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김장훈의 표정이 애매모호 그 자체가 되었다. "일단 저는 가수가 직업이고 앞으로도 계속 가수일 것입니다"라고 단호하고 흥분된 어조로 말문을 연 김장훈은 이후 약 20분 가량 '밥 겔도프'가 누구인지 Live Aid란 무엇인지를 장황하게 설명해 나갔다. 결국 질문은 시간 관계상 나 한명으로 끝나 버려서 다른 기자들에게 매우 민망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사진출처=김장훈 공식 페이스북

국내에서 가수들과의 기자간담회란, 말이 간담회이지 전문적인 음악 혹은 영화 관련 지식을 갖춘 기자가 거의 없다보니 김장훈으로서는 다른 기자들을 위하여 '밥 겔도프' 설명을 하느라 간담회 시간을 모두 허비하는 것이 한편 이해가 되기는 하였다.

여하튼 독도 알리미부터 시작하여 각종 기부 뉴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DMZ 평화 콘서트와 경찰-소방대원들을 위한 격려 콘서트, 싸이의 대박 이후에 공황장애 발생으로 입원, 세월호 천막에 등장 그리고 노무현 추모제에서의 욕설 파문.....

정작 가수로서 김장훈은 기억에 없고, 김장훈 하면 항시 떠오르는 것은 갈팡질팡, 횡설수설인데, 천재 특유의 정신분열적 신드롬이라 하기에는 작곡이던 가창이던 그다지 재능은 없어보이기 때문에 내 판단에는 '관심병자'로 보일 뿐이다.

김현식과 전인권을 우상으로 가수가 되었다고 밝혀온 김장훈.....전인권은 인생 행로가 아무리 갈팡질팡 했어도 '그 것 만이 내 세상' 단 한 곡만으로도 한국 가요사의 거인으로 칭송받지만, 김장훈은 스피릿은 락커인데, 실력이 안따라주니 그저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듯 싶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