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콘택트’ (원제: Contact)를 방영한다.

1997년 제작된 영화 ‘콘택트’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디 포스터,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콘택트’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외계문명과의 교신을 그린 SF물이다.

‘콘택트’ 줄거리

천재 천문학자 엘리의 목표는 ‘학문적 자살’이라고 비웃음 당하는 지적인 외계생명체 발견이다. 무신론자에 사교성도 없는 엘리는 이곳저곳의 천문대를 전전하며 기부금을 받아 연구를 이어간다.

그러나 베가성으로부터 송신된 외계신호를 포착한 뒤 모든 것이 달라진다. 갑자기 온 세상이 그녀의 연구에 주목하고 정부가 개입해 연구주도권을 빼앗아가고 연구결과를 검열 당한다.

설상가상 해독된 외계신호에 수송선 설계도가 포함돼 있음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가 제작비를 모아 수송선을 제작하고 엘리는 그 수송선에 탑승하고 싶어 하지만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한다.

하지만 완성된 수송선은 어느 광신도의 자살폭탄 테러로 파괴되고 엘리는 비밀리에 예비용으로 제작된 수송선에 탑승하게 된다. 과연 외계인이 알려준 수송선은 엘리를 어떤 우주로 보내 줄 것인가, 그리고 엘리는 그 우주에서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 영화 '콘택트' 스틸 컷

영화 ‘콘택트’ 주제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 낭비다’

이 간단한 사실이 영화 ‘콘택트’가 우주에 외계인이 존재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첫 단추에 해당한다.

인간은 삶의 공허를 메우기 위해 종교에 비합리적으로 매달리거나 신용카드를 긁어대며 방황하지만 결국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고 삶의 공허함을 메우는 방법은 진리의 추구이며 인간과 전혀 다른 외계생명체나 그들이 세운 문명과의 접촉이 진리 추구의 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영화 ‘콘택트’는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종교 문제에 관해서는 증거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외계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신의 존재를 믿을 것을 요구하고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는 완벽한 물증을 요구한다. ‘콘택트’에서 보이는 이런 모순은 대다수의 인간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지적인 생명체를 막연히 거부하고 두려워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영화 ‘콘택트’ 감상 포인트

영화 ‘콘택트’의 엔딩에 나오는 ‘For Carl’은 원작 소설의 저자인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을 기리는 것이다. 1996년 사망한 칼 세이건은 1959년 금성 탐사선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NASA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1980년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시리즈 ‘코스모스’에 해설자로 등장해 유명해진다.

그는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이용해 핵무기 감축이나 환경보호 운동 등에도 앞장섰는데 특히 1980년대에는 동서가 핵무기로 전쟁을 벌인다면 결국 자멸할 것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칼 세이건의 많은 저서 중 유일한 소설인 ‘콘택트’는 집필 단계에서부터 출판사들이 판권전쟁을 벌일 정도로 주목을 받았고 예상대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하지만 소설이라고는 해도 ‘콘택트’의 주인공처럼 칼 세이건 역시 실제로 SETI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주인공 엘리가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던 것처럼 그 역시 신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종교를 부정하기보다는 우주라는 광대한 미지의 공간을 보여주며 신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고민해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엘리가 연구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연구가 성공하면 갑자기 정부나 군이 모든 주도권을 뺏어가고 연구결과를 검열당하는 등의 부당함 역시 칼 세이건이 연구 현장에서 흔히 겪었던 일이었다.

그렇지만 허구인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함으로서 지적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이나 웜홀 통과 등 자신이 상상하던 혹은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외계 문명을 마음껏 그려냈다. 영화 ‘콘택트’는 칼 세이건과 그의 부인이자 작가인 앤 드러얀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했던 만큼 원작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수작으로 꼽힌다.

영화 ‘콘택트’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1952년 미국에서 태어난 로버트 저메키스는 뛰어난 연출력을 가진 감독이지만 디지털 특수효과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작품들을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친구 밥 게일과 함께 쓴 ‘1941’의 시나리오를 통해 스필버그와 작업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 사람은 서로의 영화에 연출이나 제작, 각본 등으로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로버트 저메키스가 만든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나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봅 호스킨스 주연의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특수효과의 결정체였다. 이 영화들은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둬 그는 1980년대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감독 중 하나가 된다.

90년대 들어서도 로버트 저메키스는 자신의 장기인 코미디와 특수효과 기술을 백분 활용해 ‘죽어야 사는 여자’, ‘포레스트 검프’ 등을 연출한다. 특히 ‘포레스트 검프’는 그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시각효과상, 편집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그를 명감독의 반열에 올려주었다.

이후에도 그는 ‘캐스트 어웨이’, ‘폴라 익스프레스’등 굵직한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최근작 ‘플라이트’(2012)는 비행기 추락사고와 영웅이 된 비행사의 진실을 다룬 드라마로 그의 탄탄한 연출력은 또 한 번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EBS 영화 ‘콘택트’는 12일 오후 1시 5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