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 음악평론가] 한가한 주말 저녁 네이버 연예란을 살피다 보니, 모 매체 기자의 방탄소년단과 서태지 비교 기사 혹은 평이 눈에 들어 온다.보통의 기자들 처럼, "모 평론가의 말을 빌리자면"이라든가 "모 음악 전문 사이트의 평가에 의하면" 같은 인용 어구없이, 본인 멋대로 대중음악을 평하고 아티스트를 비교하고 결론까지 내리고 있다.전문 지식이 없다보니 내용은 네티즌들의 블로그나 댓글 수준이고, 그렇게 내린 결론은 방탄소년단 팬클럽 자유 게시판에나 꼭 어울릴 법 한 팬심 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요즘 음악 전문
[이상무 / 음악 평론가] 가족들 대부분이 미국에 거주하다 보니 요즘 걸려오는 전화나 메일은 매번 동일하다. "형님. 북한 애들 왜 그래요? 트럼프의 의도가 뭔지 여기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코리안-어메리칸이 저 정도이니 한국에 와본 적이 없는 미국인이라면 한반도를 '당장 전쟁 발발 가능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아리아나의 속전속결 내한 공연 일정에 대하여 사진 한장 남길 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기자와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비난 일색이다.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극한 대립 이전에 방한했던 레이디
[이상무 / 음악 평론가] 한국 뿐 아니라 2천년 이후 록 뮤직은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밀레니엄에 접어 들면서 스매슁펌킨스의 빌리 코간은 다음과 같은 한마디를 남기고 그룹을 해산했다. "우리를 끝으로 록 뮤직의 시대는 끝났다"상당히 건방진 멘트이고 스매슁펌킨스 이후에도 록뮤직은 계속되고 있지만 (심지어 스매슁펌킨스는 재결합을 했다), 시들해졌다는 것에는 토를 달기가 어렵다. 록 뮤직이 쇠퇴하게 된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사물의 생노병사가 있듯이, 록 뮤직 역시 블루스라는 선사시대와 비틀즈 , 롤링
[이상무 케이팝 칼럼] 천편일률 아이돌 판인 케이팝 마켓에서 어쩌다가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가 군계일학으로 참 맘에 들었지만, 정작 라이브로 노래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서는 허탈하리 만큼 썰렁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좋은 곡과 노래 잘하는 가수가 만나기가 한국 가요계는 어쩌다 이렇게 힘든 엇박자 지경이 되었을까 모르겠다. 그 와중에 가장 기대하던 그룹이 KARD...데뷔 이전에 발표했던 '오나나' '돈리콜' 등이 끈적거리면서도 섹시하고 듣기 좋아 기대를
[이상무 / 음악 평론가] 무더운 여름에는 나처럼 평생 음악 듣는 것이 취미이자 일인 사람도 음악 보다는 스포츠와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원더우먼'을 보고 '갤 가돗'에 푹 빠져 들었고, 메이저리그 경기를 새벽에 본방 사수하면서 테임즈가 홈런을 치면 시원하기가 그지없다.한 여름에는 대개 경쾌한 팝/댄스 리듬의 곡들이 대세를 이룬다. 소위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가수들은 대부분 가을을 겨냥하여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름에는 투어를 도는 경우가 많다. 이효리의 신곡 '
[이상무 /음악 평론가] 대중음악에서는 20년부터 30년이 되는 시기까지를 골든 애니버서리라고 칭한다.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에 좋아했던 음악과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인생의 사운드트랙이 되어서,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기에 접어들 무렵에 어마어마한 노스탈지아를 몰고 되돌아 온다.영화나 드라마의 감독들이 무르익는 시기도 이 즈음이어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대략 20년 전부터 30년 전 사이의 히트곡들을 주로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다. 나와 동년배이다 보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볼 때면 영화도 영화지만 사용되는
[이상무 /음악 평론가] 몇 년 전이던가...미국에서 레이디 가가의 'Fame Monster' 앨범을 USB 드라이브 버전으로 구매해서 매우 흡족했던 기억이 난다.가격은 비록 일반 CD나 음원 다운로드 구매 보다 10달러 가량 더 비쌌지만, 이쁜 케이스에 뮤직 비디오 파일이 세 곡이나 수록되어 있었고 한정 생산 리미티드 버전이 주는 기념성 때문에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 이후 미국과 일본에서 클래식 명반 시리즈들이 세련된 디자인의 케이스에 담아 USB 앨범을 출시하고 있으며, 특히나 클래식
[이상무 / 음악 평론가] 대중음악 아티스트에게 대중성이란 생명과도 같다.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명제이다.하지만 한 시대를 선도하는 아티스트에게 대중성이란, 그 자신을 옭아매는 속박이 된다. 역사에 남는 아티스트들 모두는 적절한 시점에 대중성을 포기하는 모험을 걸었고, 정확하게 그 시점부터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났다.'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아이들'을 떼어 버린 서태지는 '울트라맨'으로 소녀들 대신 록 뮤직 팬들을 선택했고, 역시 소녀들에게 군림하던 비틀즈가 'Sgt. Peppe
[이상무 /음악 평론가] 슈프림스와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여성 보컬 그룹 자체로도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지만, 팝의 역사에서 보자면 다이애나 로스와 비욘세를 위하여 탄생했던 그룹이기도 하다.별다른 변별력없이 모두가 비슷비슷했던 2천년대 케이팝 아이돌 홍수 속에서도, 씨스타는 나름의 개성을 발휘한 몇 안되는 걸그룹이었고, 효린이라는 가수를 잉태한 그룹으로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이제 무대에서 내려올 차비를 마쳤다. 그룹 활동과 병행하며 보여 주었던 솔로 가수 효린은 아이돌이라는 굴레 속에서 사실 기대치에 비
[이상무 / 음악 평론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참석하여 소셜 미디어 부문 수상을 하고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비틀즈 이래로 주목받아..." "저스틴 비버를 누르고 월드 스타..." 깐느에서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던 것 만큼이나 요란한 문구들이 연예면을 장식한다. 여기서 '월드스타'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는 흔히들 '아바 (ABBA)'가 전설의 월드스타라고들 생각한다. 미국을 제외한 시각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팝월드
[이상무/ 음악평론가] 꽤 오래 전이다. 취재기자로 활동하던 어느날, 유튜브 코리아에서 주최한 가수 김장훈의 미니 라이브 쇼 기자 간담회에서 손을 번쩍 들었다."요즘 활동 흐름을 보니 밥 겔도프가 되려는 것인지요? 제가 보기에도 가수보다는 공연 기획자로서 상당히 재능이 뛰어나 보여서 드리는 질문입니다"김장훈의 표정이 애매모호 그 자체가 되었다. "일단 저는 가수가 직업이고 앞으로도 계속 가수일 것입니다"라고 단호하고 흥분된 어조로 말문을 연 김장훈은 이후 약 20분 가량 '밥 겔도프'가 누구인지 Live Aid
[이상무 /음악평론가] 오늘날 반전곡의 대명사 격이 된 배리 맥과어이어의 1965년 히트작 'Eve Of Destruction'은 발표 초기에 전혀 주목받지 않았던 곡이다.미 국방성이 미국 내 주요 방송국들에 보낸 '방송 자제 권고'가 알려지면서 불이 붙기 시작하여 결국 순식간에 빌보드 3주 1위를 기록하게 된다.'이유없는 반항'으로 대변되는 틴에이저와 20대를 타켓팅하며 먹고 사는 구조인 대중문화에서, 국가 권력이 나서면 오히려 역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199
[이상무 / 음악 평론가] '오나나' '돈리콜' '루머'..... 리안나의 창법과 곡들을 거의 베끼다 시피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귀에 감기고 특히나 라틴 풍의 끈적거리는 뒷 맛이 일품이다.구성원인 4명의 남녀 멤버들은 흔하디 흔한 케이팝 아이돌 및 지망생들을 짜집기로 모아 놓은 것 뿐인데, 케이팝 아이돌 칼군무라는 식상한 패턴이 아닌, 역시 끈적거리면서 섹시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강레오 쉐프가 청담동의 모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던 시절, 레스토랑 오너의 가장 큰 자랑은 비싼
[이상무 /음악 평론가] 샤이니, 엑소, 방탄소년단 등의 인기 보이 그룹 콘서트 티켓팅에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전문적인 조직이 개입하여 표를 매점매석하는 현상에 대하여 말들이 많다.얼마 전에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매크로 프로그램 부정 사용 금지 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하였다. 일단 다 맞는 말이고, 강력하고 정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년 말에는 일본의 아티스트들도 티켓 불법 전매에 관련하여 규탄 성명을 발표하였으니 우리 만의 문제를 넘어서기도 한 상
[이상무 / 음악평론가]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경로와 미디어가 다양해 지고 있는 지금 현재, 케이팝의 경우는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와 음원 다운로드, 유튜브 동영상 및 CD가 주요 전달 수단이 된다.나 역시 대부분의 케이팝 신보는 우선 구매 가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유튜브의 M/V로 먼저 확인 후에 MP3 음원을 다운로드하여 핸드폰에 저장 후 이동 중에 감상을 한다.오디오 시스템에 CD를 넣고 정좌하여 감상하는 경우는...글쎄 케이팝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그럴 만한 가치를 발견한 앨범은 일년에 세 장을 넘긴 경우가 없는 것
[이상무 / 음악 평론가] 요즘 케이팝 신곡들을 살펴보면, 아이유와 혁오의 '사랑이 잘'이 음원 성적이던 곡의 클래스이던 한국의 모든 가수들이 그 앞에 명함을 내밀기가 민망할 만큼의 수준 격차를 보여준다.하필이면 이런 때에 솔로로 등장하는 여가수들, 특히나 아이돌 출신들은 '거울아 거울아'를 중얼거리며 IU가 죽도록 미울 것이 분명하다.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태연이나 정은지나 아이돌 치고는 제법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이지만, 아티스트의 세계로 차원 이동한 듯 보이는 아이유와의 비교 홍보는, 정말이지
[이상무 / 음악평론가] 매년 가장 핫한 여름에 개최되는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은 이제는 일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팝 뮤직 축제가 되었다.라디오헤드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선사했던 지산 밸리록이 올해는 고릴라즈와 로드를 라인업에 올렸다.블러 시절보다 한층 더 3차원적인 콘셉을 선보이는 데이먼 알반의 고릴라즈도 기대가 되지만, 개인적으로 올해의 씬 스틸러는 로드 (Lorde)이다. 'Royals' 이후 소식이 없던 로드가 올 6월에 뉴 앨범을 발매하고 곧바로 한달 후에 한국에서 라이브 무대를
[이상무 / 음악 평론가] 아이유의 '밤편지'..듣기 좋고 첫 리스닝에 귀에 들어 온다.마치 세르쥬 갱스부르가 동시대 미녀들을 위해 (사실은 침대로 유인하기 위하여) 만들어 내던 샹송과 매우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프렌치 샹송의 전설인 세르쥬 갱스부르는 특유의 관능적인 느낌과 단순한 멜로디 라인에 저음으로 낮게 읊조리는 창법을 미녀들에게 선사하여 히트
[이상무 / 음악 평론가] 대중음악을 오래 듣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참기 어려운 단순함 때문에 질리기 시작한다. 국내의 모든 대중음악 평론가들이, 실제 집이나 작업실을 방문해 보면 수납장은 온통 클래식 음반으로 가득하고, 일부 재즈와 록 그리고 가요 음반들이 눈에 띈다. 나같은 경우는 재즈 LP를 가장 아낀다.결국 대중음악에서도 예술성을 인정받은 쟝르 혹은 아티스트 만이 세월을 이겨내며 캐쥬얼 애호가들은 물론 전문가들의 귀를 계속 잡아 당긴다.도저히 참기 어려운 경박함으로 인하여 한동안 관심 자체가 없었던 대중음악 특히나 가요가
[이상무 / 음악 평론가] 20세기 레코드의 탄생과 함께 등장한 본격적인 대중음악의 역사는 바꾸어 말하면 록앤롤의 역사이기도 하다.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며 번영을 구가하던 미국 사회에는 새로운 사회 현상 하나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바로 틴에이저들이 부모로 부터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고 중고차 한 대를 선물 받으면서 새로운 소비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