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과자의 안 (和菓子のアン)사사키 쓰카사 (坂木 司) 오랜 전통을 중시하는 다과중에 하나인 화과자는 그 모양도 방법도 다양해서 지금까지도 유행에 관계없이 꾸준하게 사랑받는 아이템 중에 하나이다.물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도쿄 보다는 쿄토가 조금 더 화과자의 본래의 전통에 맞는 시너지를 지닐 수 있겠지만, 복잡한 대도심의 백화점을 무대로 하는 이 소설에서의 느낌으로는 보다 어울리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도쿄의 화과자점 '미쓰야' 에서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화과자가 주인공
후회병동 (後悔病棟)가키야 미우 (垣谷 美雨) 사람은 누구나 살아온 관점과 경험이라는 잣대에 의해서 추억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런데 이것은 때로는 안타깝기도, 슬프기도, 기쁘기도한 여러 감정의 이미지를 담고 있을 것이다.추억이라는 것은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지만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또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다가올 때도 있기도 한다.항상 그렇듯이 다가옴이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인데,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는 기억이 필요할 수도, 또 다른 이들
사랑 없는 세계 (愛なき世界)미우라 시온 (三浦 しをん) 어찌보면 우리는 통속적인 개념의 사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을지 모른다. 또 어떠한 틀 안에서 주어진 관념에 의한 것을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그것은 자신에 삶에 녹아있는 열정과 또 그 주체에 대한 동경과 갈망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때로는 어설프기도 부족한 모습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가서는 본질적인 주체라는 부분에 관해서 보자면, 단순히 어떤 감정을 넘어서는 것이고 이것은 늘 우
마리카의 장갑 (ミ・ト・ン)오가와 이토 (小川 糸) 많은 곳으로 여행을 하고있다. 지금 있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방랑벽이 있어서 그런것도 아니다.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을 눈과 마음으로 이루어진 추억이라는 상자에 자꾸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늘 이렇게 많은 추억과 경험을 마음의 상자에 담아두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것들이 삐죽 삐죽 새어나오는지 이것들을 열어보지 않고도 그 빛바랜 장면의 아주 작은 조각과 향기만으로도 매일매
바다의 뚜껑 (海のふた)요시모토 바나나 (吉本ばなな) 익숙해진 생활이라고 하더라도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는 다들 아마도 지치고 힘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신선한 자극과 새로운 흥미거리의 무엇인가로 눈과 머리속에 노크를 해보지만 여간해서 글이 들어오지 않는 것임에는 분명한데 그래도 이럴 때일수록 어떤 상황으로부터의 벗어남을 원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모두들 그렇게들 생각하지만 막상 무엇인가 떠난다는 것은 설레임과 동시에 불안한 점도 동반되며 다시 돌아오는 발걸음이 기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おやすみラフマニノフ)나카야마 시치리 (中山 七里) 서점을 한동안 나가지 않고 있었다. 지리적인 위치가 일부러 가야한다는 핑계도 있긴 하지만 방랑 중인 나에게는 도통 발걸음이 떨어지기 힘든 모양이다.그래도 우연한 동기부여를 자급해서 둘러 볼 기회가 있었는데 나카야마 시치리의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몹시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미사키 요스케가 나오는 두번째 이야기.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팬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안녕 드뷔시'에서 보여주었던 그 음악의 파노라마가 너무 환상
시계관의 살인 (時計館の殺人)아야츠지 유키토 (綾辻 行人) 무더워지는 날씨에 집중력을 올려지게 하는 귀가 솔깃하고 생각만해도 긴장감이 감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아야츠지 유키토의 서적을 집어 들었다면 이미 앞서 언급한 집중력을 올려주는 것 만큼은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클래식한 소재의 이야기 구성과 엄청난 구성의 트릭, 그리고 팽배한 긴장감의 베이스로 눈이 번쩍뜨이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널리 알려진 '십각관의 살인'을 필두로 이 '관'
이사부로 양복점 (テーラー伊三郎)가와세 나나오 (川瀬 七緒)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두려워한다. 그것은 곧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되어 자기 스스로에게 까지도 거울에 비춰진 마냥 시선을 마주하고는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사회 통념에 벗어난 것, 이런 것들을 누구나 한번씩은 꿈을 꾸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형태의 벽에 부딪혀 아마도 다들 잊고 살지 않았을까.코르셋으로 던져진 82살의 이사부로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聖なる怠け者の冒險)모리미 도미히코 (森見登美彦) '교토'라는 지역은 나에게 있어서 일본의 타지역 보다 굉장한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 여유있고 낭만적인 도시, 오랫만에 친정집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푸근함들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리만큼 다양한 모노톤의 스펙트럼 빛을 뿜어내는 값진 장소이다.어느 계절할 것 없이 낭만적인 이야기가 넘쳐날 것 같은 이 도시에 가만히 있노라면 이미 어느 소설 속에 내가 들어와있는 듯하다. 아침마다 시온거리와 가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건다 (3時のアッコちゃん)- 유즈키 아사코 (柚木麻子) - 도쿄라는 도시의 아침 지하철은 매일 식욕이 왕성한 괴물마냥 많은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는 한다. 어느 대도시나 비슷한 풍경이겠거니 하지만 도쿄의 풍경은 더더욱 이런 생각이 각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도쿄를 여행하던 중에 '긴자' 근처 교바시에 머무른 적이 있다. 긴자 잇초메와는 가깝고, 그리 복잡하지 않게 살짝 떨어진 장소였다. 그런 장소에 적응을 해서인지 이곳에서 게으름을 피워가며 고
야행 (夜行)모리히 도리미코 (森見登美彦) 교토에서 도쿄를 가기위해 신칸센을 기다리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옛되어 보이는 밤거리, 어슴프레 빛나고 있는 불빛들, 문닫고 쉬지 않을 것만 같은 오랜된 상점들, 교토의 밤은 도쿄나 오사카와는 달라서 잿빛 유리에 비춰진 불빛처럼 특유의 화려하지만 몽환적인 느낌이 늘 배어 있는 듯 하다.신칸센 보다는 한큐라인의 전철이 보다 어울리는 느낌으로 가와라마치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전철에 앉아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더욱 짙어지고는 한다.이렇게 낭만적인 곳에는 이야기가 빠질 수
말벌 (雀蜂)기시 유스케 (貴志祐介) '유리망치'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집어 들었다. 그의 유명한 여러 작품을 뒤로하고 이 작품을 집어들게된 것은 무엇인가 은유되어 있는 듯한 타이틀. '말벌', 단순히 이 때문이었다.더우기 이 작품은 밀실 트릭이나 일종의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서스펜스 소설이라고 할 수 있었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마자 마주하게 되는 '말벌'이라는 존재에 쫒기는 신세가 되어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