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쿠쉬나메,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신라 공주 파라랑, 이란 영웅 페레이둔 낳았다?

14일 방송되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과 신라 공주 파라랑의 사랑 이야기를 소개한다.

2009년 영국, 한 권의 책을 보는 교수. 그런데 놀랍게도 책에는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의 공주가 혼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고대 이란에서 구전되다가 11세기에 필사된 대서사시 쿠쉬나메. ‘쿠쉬의 책’이라는 뜻으로 중국 왕 쿠쉬가 악인에서 선인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1만 129절이라는 방대한 쿠쉬나메의 내용 중 절반가량이 신라에 관한 내용이다.

▲ 예고 캡처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과 신라 공주 파라랑이 결혼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가 훗날 이란의 영웅이 된다는 신화. 그런데 쿠쉬나메는 단순한 문학일 뿐일까? 쿠쉬나메는 이란의 민족 설화에 사산조 페르시아 멸망기의 역사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경주에서 발견되는 페르시아계 유물과 서역인의 모습을 한 무인상을 통해 페르시아와 신라의 교류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쿠쉬나메는 단순한 문학을 넘어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중요한 책이다.

경주에서 발견되는 유물 중에는 서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많다. 경주 괘릉 앞에 서있는 무인상은 한 눈에도 우리와 닮지 않은 서역인의 모습을 하고 있고, 경주박물관 석조유물에 새겨진 입수쌍조문(나무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새가 있는 문양)은 전형적인 페르시아 무늬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폴로는 페르시아에서 전래된 스포츠로 신라에서 ‘격구’라는 이름으로 성행했다. 쿠쉬나메에서도 아브틴 왕자와 타이후르 왕이 격구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란 이스파한의 이맘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폴로경기장으로 커다란 폴로 골대가 아직도 남아있다.

아랍의 침략으로 나라가 멸망하자 쫓기는 신세가 된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은 페르시아인들이 이상향으로 여기던 신라로 망명한다. 정의롭고 현명한 신라 왕 타이후르는 아브틴 왕자를 따뜻하게 맞이한다. 아브틴은 타이후르의 딸 파라랑을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사랑에 빠진 아브틴은 우여곡절 끝에 파라랑과 결혼에 성공한다.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결혼 장면은 쿠쉬나메에 나오는 신라 내용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이다. 아브틴과 파라랑은 아들 페레이둔을 낳는데, 훗날 페레이둔은 아랍 왕을 무찌르고 페르시아의 영광을 되찾는다. 페레이둔은 이란의 민족 설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영웅의 이름이다.

신라는 페르시아인들에게 이상향이었다. 이슬람 문헌들에서도 신라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데 한결같이 신라를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금이 많은 나라, 한 번 정착하면 떠나고 싶지 않은 나라로 묘사하고 있다. 그들은 신라를 서양의 유토피아인 아틀란티스에 비견되는 이상향으로 보았다.

쿠쉬나메 저자도 신화의 신비적인 요소를 ‘신라’에서 찾았다. 그래서 영웅 페레이둔이 신비의 섬인 신라 공주 파라랑의 피를 이어받아 태어난 것으로 그리고 있다.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과 신라 공주 파라랑 이야기를 전할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14일 오전 10시 3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