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X들아. 그딴 식으로 살지 마라"

리듬체조 신수지가 자신의 마지막 국내 무대를 망친 장본인들에게 독설을 날리며 서운한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10일 밤 신수지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더러운 X들아. 그딴 식으로 살지 마라. 이렇게 더럽게 굴어서 리듬체조가 발전을 못하는 거다”라는 글을 올리고 울분을 토로했다.

신수지는 대상을 분명하게 지목하지 않았지만 같은 날 경기도 김포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여자 일반부 경기에서 미숙한 운영으로 장내를 혼란에 빠뜨린 대한체조협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 리듬체조 신수지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마지막 국내 무대를 망친 장본인들에게 독설을 날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신수지는 경쟁자인 국가대표 김윤희보다 앞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두 선수는 마지막 종목인 곤봉에서 수구를 떨어트리는 큰 실수를 범했다. 신수지와 김윤희는 실수가 애석하다는 듯 모두 눈물을 흘렸다.

고등부 시절부터 전국체전 1위를 차지한 신수지는 이 대회 6회 연속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김윤희의 곤봉 점수를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갔다. 마지막 종목인 곤봉이 열리기 전, 신수지는 김윤희에 0.42점 앞서있었다. 곤봉의 점수로 인해 일반부 순위가 결정될 상황이었다.

김윤희의 점수는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손연재(17, 세종고)의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발표됐다. 경기 종료 40분 뒤 나온 점수에서 김윤희가 앞섰고 결국, 101.550점을 받은 김윤희가 101.225점에 머무른 신수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수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등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 리듬체조를 대중에 알린 선구자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노렸던 그의 마지막 국내 고별무대는 혼란 속에 끝이 났고, 이에 신수지는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 전광판에는 기록지와 다른 점수가 발표되거나 특정 선수의 점수가 발표되지 않는 등 오류가 잇따랐다. 신수지와 일반부 금메달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인 김윤희의 최종 점수가 경기 종료 40분 뒤에서야 발표되는가 하면 컴퓨터 검토 과정 없이 잘못된 점수를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선수와 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마지막 국내 대회를 마친 신수지는 협회의 안이한 경기 운영으로 고별 무대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