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칠곡 오이, 여름 제철 '오이' 요리 소개

9일 저녁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다양한 오이 요리를 소개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싱그럽게 자란 아삭하고 시원한 여름의 맛, 오이. 오이가 들어가 시원하지 않은 음식이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싱그러움 가득한 오이가 밥상에 오르면 더위는 어느새 저만치 사라진다.

지금은 사철 식탁에 오르지만 오이는 역시 여름이 제철이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밥상에 올라, 더위를 잊게 해주는 대표적인 여름채소 오이를 만나본다.

▲ 사진제공 : KBS 1TV '한국인의 밥상'

배고픈 시절 추억의 음식, 오이장아찌와 오이냉국

▲ 사진제공 :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송화자 할머니에게 오이는 먹을 것 없던 시절, 밥 한 숟가락 넘기기 위해 먹던 음식이었다. 쌀이 귀했던 시절 물리도록 먹었던 보리밥, 그 지겹던 보리밥도 시원한 오이냉국에 말아 먹으면 목구멍에 술술 넘어갔고, 짜디짠 장아찌가 반찬의 전부였던 때, 된장에 삭힌 오이장아찌 몇 개 얹어 먹으면 배고픔과 더위를 잊곤 했다.

송화자 할머니가 차린 소박한 오이밥상, 이제는 입맛 없는 여름철 최고의 별미가 된 음식들이지만, 할머니에게는 배고픈 시절 먹던 추억의 맛이다.

3대째 오이농사를 짓고 있는 곽경수 씨 가족

▲ 사진제공 :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오이를 재배해 온, 대표적인 오이 주산지 경북 칠곡. 이곳에서는 수도권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가시오이를 재배한다. 곽경수 씨는 칠곡 금남리에서 해방 전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한 오이농사를 3대째 짓고 있다.

지금은 사철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오이지만, 예전엔 오이 한 박스가 쌀 한가마니 값을 받던 때도 있을 만큼 귀했다. 3대째 오이농사를 지어온 집인 만큼 경수 씨 네는 오이로 다양한 음식을 차린다. 면처럼 얇게 썬 오이에 시원한 콩국물을 부은 오이콩국수, 아삭함이 살아있는 고소한 오이전, 그리고 오이 밀전병까지, 경수 씨네 오이밥상에는 80여년 오랜 역사가 담겨 있다.

매원마을, 장아찌 담그는 날

▲ 사진제공 :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영남 3대 반촌 중 하나인 칠곡의 매원마을. 여름이 되면 매원마을에서는 오이와 참외로 장아찌를 담근다. 일 년 내내 든든한 밑반찬이 되는 오이장아찌와 참외장아찌, 먹을 때 마다 꺼내어 고소한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내면 그만한 밥도둑이 없다.

요즘엔 오이를 대부분 생으로 먹거나 절임으로 먹지만 옛날에는 익혀서도 많이 먹었다. 오이 사이사이에 고기소를 채워 넣고 쪄낸 오이선과 오이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오이고추장찌개는 옛 선조들이 많이 먹던 음식이다. 대대로 전해온 매원마을의 장아찌와 오이음식을 만나본다.

마음은 싱그러운 청춘, 노각을 닮은 어머니

▲ 사진제공 : KBS 1TV '한국인의 밥상'
노오선 할머니는 3년 전 남편을 여의기 전까지 10년 넘게 오이농사를 지었다. 고된 농사일에 힘이 부칠 때도 있었지만, 오이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만큼 잘 자라주어 자식들 키우는 데 효자역할을 했다.

지금은 이웃의 농사일을 도와주며 받은 오이를 시장에 팔고 있는 노오선 할머니.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남은 인생 편하게 보낼 만도 하지만, 힘닿는데 까지 일해 내 돈 벌어 쓰는 것이 사는 즐거움이다. 오이가 늙어 쭈글쭈글해져도 속살은 여전히 싱그러운 노각처럼, 마음은 여전히 새파란 청춘이라는 노오선 할머니. 노각을 닮은 할머니의 노각 밥상을 만나본다.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9일 저녁 7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