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사진 : '악마를 보았다' 스틸 컷)

'악마를 보았다' 가위질 끝에 관객들과 만나

'악마를 보았다'가 온라인상 화제가 되고 있다.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최민식 분)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그 고통을 뼛속 깊이 되돌려주려는 한 남자(이병헌 분)의 광기 어린 대결을 뜨겁게 보여줄 김지운의 지독하고 강렬한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토막살인과 인육 등 잔혹한 묘사로 제한상영가 논란을 빗은 바 있다.

당시 '악마를 보았다' 제작사인 페퍼민트앤컴퍼니의 김현우 대표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피해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복수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아무 이유없이 참변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관객들이 같은 감정으로 바라보고 호흡할 수 있도록 복수의 과정을 사실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연출의도상으로 필요한 표현들이었으나 그 중 일정부분이 정상급 연기자인 두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디테일한 화면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제한상영가 판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악마를 보았다' 스틸 컷
이후 '악마를 보았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세 차례 권고 끝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얻어내며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악마를 보았다'에 두 번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린 영등위는 “도입부에서 시신일부를 바구니에 던지는 장면,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어 둔 장면 등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시킨다고 판단된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 상업영화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첫 사례로 국내 상영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악마를 보았다'는 문제의 장면 약 8곳 가량을 삭제한 끝에 관객들과 만난 것.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은 당시 자신의 필름을 가위질 해야만 했던 것에 대한 아쉬운 심경을 전했다.

"밖으로 할 수 있는 말과 마음속의 말은 차이가 있다"고 웃어 보인 그는 "마음 속 이야기는 평생 혼자만 간직할 것이다"라고 말해 마음고생을 엿보였다. 이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김 감독은 조심스레 솔직한 심경을 입 밖으로 내놓기도 했다. "지독한 복수가 지루한 복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며 "프레임 단위로 편집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컷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 아닌 지속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대한 영화의 기운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김 감독은 "와사비를 덜 뭍힌 생선초밥 같은 느낌”이라며 “육질은 그대로 살아있지만, 톡 쏘는 말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해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충분히 와사비 범벅의 회무침 같은 느낌"이었다는 말로 그를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