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사진 :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스틸 컷)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코엔 형제, 고대 그리스와 미국 근대사의 절묘한 결합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O Brother, Where Art Thou?)’가 온라인상 화제가 되고 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고전적 장르영화에 대한 비틀기와 뒤집기로 정평이 난 코엔 형제가 서구 서사문학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오디세이’를 50년대식 코미디로 녹여낸 작품이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주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탈옥수들이 겪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인종문제와 정치문제,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교묘히 결합하고 있다.

▲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스틸 컷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주인공의 이름이 ‘율리시즈’인데, 오랜 모험과 방랑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아내와 재회하는 ‘오디세이’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특히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 세 명의 미녀들에게 홀려 피트가 두꺼비로 변해버리는 에피소드와 거구의 외눈박이 성경 판매원에게 곤욕을 치렀다가 ‘퇴치’하는 장면에서는 ‘오디세이’를 절묘하게 인용한 코엔 형제의 기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컨트리 음악은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며, KKK단의 등장이 후반부의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끈다는 점에서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미국적인 색채까지 그대로 살리고 있다. 과정은 다르지만 비슷한 결말로 매듭짓는 두 작품에서 코엔 형제는 특유의 감수성으로 고대 그리스와 미국 근대사의 절묘한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상 포인트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코엔 형제의 8번째 작품으로 동생인 에단 코엔이 각본과 제작을 맡고, 형 조엘 코엔이 감독을 맡았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는 소위 코엔 형제 사단의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있는데 ‘바톤 핑크’에 함께 나온 존 터투로와 존 굿맨을 비롯해서 ‘아리조나 유괴사건’의 주연배우였던 홀리 헌터, '밀러스 크로싱'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마이클 바달루코도 우스꽝스런 갱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메이저급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주인공 율리시즈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열연을 펼쳐 골든 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한다.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전개된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남부의 컨트리 음악을 배경으로 으스스한 KKK단 의식이나 우스꽝스런 주지사 선거운동을 통해 미국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하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와 반전이 씨줄과 날줄로 얽힌 짜임새 있는 구성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독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독 코엔 형제는 영화 작업을 같이 하는 영화 천재들이다. 1957년생인 조엘 코엔은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저예산 공포영화를 연출하는 샘 레이미의 편집조수로 영화경력을 시작했다. 1960년 태생인 에단 코엔은 프린스턴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부와 철권’이라는 희곡을 집필하기도 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독 코엔 형제의 이름은 뉴욕의 일부 극장에서만 개봉된 ‘분노의 저격자 Blood Simple’ (1984)가 평론계의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아리조나 유괴사건 Raising Arizona’(1987)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밀러스 크로싱 Millers Crossing’(1989)을 통해 대작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바톤 핑크 Barton Fink’(1991)로 91년 칸 영화제를 석권하면서 영화 천재라는 평을 받았다. 또한 94년엔 칸 영화제 개막작인, 비정한 비즈니스 세계의 음모와 함정, 권력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허드서커 대리인 The Hudsucker Proxy’(1994)을 완성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독 코엔 형제의 다른 작품으로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파고 Fargo’(1996)와 ‘위대한 레보스키 The Big Leboski’(1998) 등이 있으며,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할리우드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최근작으로 2013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수상작 ‘인사이드 르윈’ 등이 있다.